인증샷 놀이통해 유희로 승화… 새 정치기법으로 자리매김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의 또 다른 승자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다. 엄격한 선거법을 고수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방침에도 이번 재보선에서 SNS 이용자들은 실시간으로 선거 이슈를 논의하고 정보를 교환했으며, ‘인증샷 놀이’를 통해 투표 참여 운동을 민주주의의 한 유희로 승화시켰다.
최근 선거마다 반복되는 이 같은 SNS 돌풍에 일찌감치 ‘디지털 정당’을 표방하며 적응하려 했던 한나라당은 두 손 들고 항복했다.
민주당 역시 SNS를 통해 결집한 이들이 경선에서 표를 몰아준 시민후보에 서울시장 후보 자리를 내주며 큰 상처를 입었다.
SNS 영향력이 드러난 첫 선거는 2009년 10·28 재보선이다. 이때만 해도 새로운 흐름 정도였다. 그러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부터 본격적인 위력을 발휘하기 시작했다. 정치에 무관심하던 젊은이를 투표장으로 이끌기 시작한 것이다.
또 언론을 통해서만 간접소통할 수 있던 젊은 층이 교수 등 지식인과 직접 네트워킹하며 정치의식을 키워가기 시작했다. 참여연대 황영민 간사는 “SNS는 접근성이 높고 비용이 들지 않아 대중 참여율이 높고 그만큼 영향력이 클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에게 막판 치명타가 된 ‘연회비 1억원 피부과’ 논란도 SNS가 주된 전파 경로였다.
투표 당일인 26일 오후 6시부터 8시까지 경이적인 투표율 상승세가 나타난 것도 SNS를 통해 저조한 투표율에 대한 위기의식이 전파된 덕분이란 것이 통설이다. 회사원 백모(32)씨는 트위터에서 실시각 투표율과 “투표율이 낮다”는 글을 본 뒤 퇴근길에 서둘러 투표소로 향했다. 백씨는 27일 “직장생활을 하면서 정치와 큰 상관이 없다고 생각했는데, 트위터를 하다보니 내가 정말 중요한 한 표를 쥐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SNS의 위력이 더욱 커질 것으로 전망한다. 지난해 6·2 지방선거 때 100만명을 웃돌았던 한국 내 트위터 이용자 수가 올해 4·27 재보선 때 250만명을 넘어섰고 현재 400만명에 이르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이다.
경희대 이택광 교수는 “SNS는 과거 일방향적 미디어와 달리 쌍방향적이고 상호 유대가 중요하기 때문에 특정 세력이 여론을 이끄는 게 불가능하다”면서 “SNS 사용자가 더 많아지고 활용이 더 편해질수록 SNS의 영향력은 커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헛소문 유포 등 부작용에 대한 우려도 크다. 그러나 법적 규제보다는 자율 정화가 효과적이라는 것이 전문가의 공통 견해다.
김유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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