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정부 기관인 미국 지명위원회(BGN)가 최근 독도 소속을 ‘한국(South Korea)’에서 ‘주권 미지정 지역(Undesignated Sovereignty)’으로 바꾼 사실은 국제사회에서 허술한 한국 외교력의 ‘현주소’를 보여준다는 평가다. 휴가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독도 문제를 보고 받고 “어떻게 그런 일이 있을 수 있느냐”며 화를 내면서 철저한 경위파악을 지시했다고 청와대 관계자가 밝혔다. 이에따라 진상파악 결과에 따라 관련자들의 문책 가능성이 제기된다.
아세안지역안보포럼(ARF) 의장성명에서 금강산 관광객 피격사망 사건과 10·4 남북정상선언 관련 문구 삭제 파문도 우리 정부 외교팀의 전략 부재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미, 독도 ‘분쟁지역’ 분류=26일 BGN 홈페이지(geonames.usgs.gov)에 따르면 지난주까지만 해도 외국지명 검색란에 ‘리앙쿠르 락스(Liancourt Rocks)’를 입력하면 독도가 속해있는 국가에 ‘바다(oceans)’와 ‘한국’이 나왔지만 지금은 특정국가의 주권이 미치지 않는 지역으로 표시돼 있다.
BGN의 이 같은 결정은 최근 한일 간 독도 영유권 문제가 불거짐에 따라 차제에 양국 사이에서 의도적으로 중립적인 위치를 취하겠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진다. 또 리앙쿠르 락스를 검색하면 종전에는 리앙쿠르 락스의 변형된 표현으로 독도(Tok-to)라는 이름이 BGN 표기 기준으로 먼저 나왔으나, 변경 후에는 다케시마(Takesima) 뒤로 밀려났다.
청와대는 이에 대해 ‘엄중 대처’를 지시했고, 외교부나 주미대사관은 ‘뒷북’ 대응에 나섰다. 외교부는 27일 유명환 장관 주재로 긴급 간부회의를 갖고 세계 각국의 독도 오기(誤記)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태스크포스(TF)를 신설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앞서 유 장관은 주미대사에 긴급훈령을 내려 미 정부에 우리 정부 측 우려를 전달하고, 철저한 경위를 파악하라고 지시했다.
◆ARF 성명 삭제 파문 확산=정부 고위당국자는 이날 “의장성명에 포함된 ‘10·4 선언에 기반한 남북대화 촉구’는 앞으로 북측이 원용할 수 있는 민감한 문제로, 우리 정부는 도저히 받아들일 수 없는 개념”이라면서 “북측도 별도로 싱가포르 측에 금강산 사건 관련 내용이 포함된 데 항의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민주당 등 야권에서는 “대한민국 외교력 부재가 드러난 중대사안”(최재성 민주당 대변인)이라며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의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한나라당은 28일 외교부 관계자들이 참석한 가운데 이번 사태와 독도 문제 등 외교안보 현안에 관한 당정회의를 갖고 정부 대응의 적절성 여부 등을 따질 방침이다.
워싱턴=한용걸 특파원,이상민 기자
< "美,日 손들어 줬다"…독도 ‘주권 미지정 지역’ 변경>
< 예상 못한 北 적극공세에 ‘백기’>
< ARF 의장성명 수정 전말…싱가포르 양측 배려 둘다 삭제>
< 野 “국제 망신·남북관계 악화” 與 “금강산 삭제 유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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