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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후, 안방서 첫 아치… 누가 ‘땅후루’래!?

입력 : 2024-04-22 06:00:00 수정 : 2024-04-21 22:5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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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 애리조나戰, 1번타자 출전
빅리그 진출 2호 홈런포 작렬
21일만… 11게임 연속 안타도
한국인 빅리거 데뷔 시즌 최다
땅볼 타구수 우려 목소리 씻고
최정상권 콘택트 능력 기대감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이정후(26)의 공식 별명은 ‘바람의 손자’다. 아버지인 이종범 전 LG 코치가 현역 시절 KBO리그 한 시즌 최다 도루(1994년 84개)를 기록할 정도로 스피드를 자랑해 ‘바람의 아들’로 불렸다. 그런 이종범의 아들이기에 이정후는 ‘바람의 손자’라고 불렀다. 그 별명은 빅리그까지 이어져 미국 현지 언론도 이정후를 ‘그랜드선 오브 윈드(Grandson of the Wind·바람의 손자)’라고 소개할 정도다.

 

최근 이정후의 플레이에 국내팬들은 웃음기 섞인 별명을 하나 더 지었다. 땅볼과 탕후루를 합친 신조어인 ‘땅후루’다. 이정후가 MLB에서 땅볼을 많이 치고 있기 때문이다. KBO리그 7년 동안 44.1%의 타구가 땅볼이었던 이정후는 MLB 입성 후 50.7%로 땅볼 타구 비율이 더 늘었다. 지난 20일 기준 이정후가 19경기를 소화하면서 때려낸 타구의 평균 발사각도는 5.7도. 메이저리그 평균인 12.2도에 한참 미치지 못한 탓이다.

샌프란시스코 이정후가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2024 메이저리그 애리조나와 홈 경기에서 1회 선두타자로 나서 솔로 홈런을 날리고 있다. 샌프란시스코=AFP연합뉴스

이정후의 타고난 콘택트 능력은 빅리그에서도 최정상권이다. 땅볼은 플라이볼에 비해 안타가 될 수 있는 기대 타율은 더 높지만, 홈런은 절대 될 수 없고 장타 생산에도 불리하다. 이정후의 땅볼이 늘어난 것을 우려하는 시선이 적지 않았던 이유다.

 

그랬던 이정후가 빅리그 진출 2호 홈런포로 이런 걱정을 불식시켰다. 이정후는 21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라클 파크에서 열린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와 홈 경기에 1번타자 중견수로 출전해 1회 선두타자 홈런을 포함해 5타수 2안타 2타점 2득점으로 맹활약했다. 이날 맹타에 힘입어 이정후의 시즌 타율은 0.282에서 0.289로 올랐다. 특히 이날 홈런과 2루타 등 장타만 2개를 생산해 OPS(출루율+장타율)가 0.672에서 0.728로 대폭 올랐다.

 

이정후의 방망이는 첫 타석부터 시원하게 돌았다. 샌프란시스코가 0-1로 뒤진 1회 선두타자로 타석에 들어선 이정후는 애리조나의 에이스인 우완 잭 갤런의 2구째 약 시속 149㎞(92.8마일)의 높은 포심 패스트볼을 벼락같이 잡아당겼다. 타구는 시속 158㎞의 속도로 111m를 날아가 오라클 파크 우측 담장을 넘어갔다. 지난달 31일 샌디에이고와 원정경기에서 MLB 데뷔 홈런을 때려낸 이래 21일 만에 터진 빅리그 두 번째 홈런.

 

이 홈런을 통해 이정후는 연속 경기 안타 행진을 11경기로 늘렸다. 한국인 메이저리거의 데뷔 시즌 최다 연속 경기 안타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5년 강정호(당시 피츠버그 파이리츠)와 2016년 김현수(당시 볼티모어 오리올스)의 10경기 연속 안타다.

 

첫 타석 홈런 후 2루 땅볼, 중견수 직선타, 2루 땅볼에 그치며 안타를 추가하지 못했던 이정후는 팀이 5-3으로 앞선 8회 다시 한 번 손맛을 봤다. 1사 2루에서 애리조나 구원투수 미겔 카스트로의 변화구를 5개 연속 파울로 걷어내더니 볼 카운트 2B-2S에서 9구째 바깥쪽에 걸친 체인지업을 결대로 밀어쳤다. 타구는 3루수 옆을 관통하며 2루 주자를 홈으로 불러들였고, 이정후는 2루에 여유 있게 들어가며 2루타가 됐다. 스트라이크 존을 통과하는 볼을 좀처럼 놓치지 않는 이정후의 정확한 눈과 정교한 스윙이 만들어낸 안타였다. 이날 2타점을 수확한 이정후는 시즌 타점을 7개로 늘렸다.

 

이정후는 후속 마이클 콘포토의 우전 적시타 때 홈으로 들어왔다.

 

이정후와 함께 투런포 포함 4타수 4안타 3타점을 기록한 포수 패트릭 베일리의 활약이 더해진 샌프란시스코는 7-3으로 승리를 거뒀다. 경기 뒤 밥 멜빈 감독은 현지 언론과 인터뷰에서 “이정후의 홈런이 우리 타선에 불을 붙였다”며 “이 홈런이 이후 경기에서 우리에게 큰 전환점이 됐다”고 이정후를 치켜세웠다.

 

한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의 김하성(29)은 토론토 블루제이스와의 홈 경기에 6번타자 유격수로 출전해 4타수 1안타 1타점을 올리며 5경기 연속 안타를 기록했다. 샌디에이고는 2-5로 패했다.


남정훈 기자 ch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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