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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 경선 승리땐 ‘비주류의 주류화’… 친문 퇴조 공산 커 [심층기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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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10-05 06:00:00 수정 : 2021-10-05 07: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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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선戰 與 권력지형 향배는

박광온·최인호·정태호 친문 주류
대다수 이낙연 캠프 참여 핵심역할
이재명계 정성호·김영진 등 7인회
박원순계·초선들 주축 세력으로

언론중재법 토론서 본격 계파 충돌
명측 강행처리 요구로 친문과 갈등
2022년 8월 전당대회도 주도권 쟁탈전
경선·대선 결과에 따라 당권 요동쳐
‘명낙대전’으로 불리는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은 주류와 비주류의 주도권 쟁탈전이기도 하다. 그동안 민주당의 주도권은 ‘문재인 대통령’을 만든 ‘핵심 친문(친문재인)’이 쥐고 있었다. 핵심 친문 대다수는 이낙연 캠프에 합류했다. 문재인정부 초대 국무총리를 지낸 후보와 초창기 문재인 청와대 인사, 친문계 인사들의 모임인 ‘부엉이 모임’의 결합이다. 반면 이재명계는 ‘비문’과 영입인사, 민주평화국민연대(민평련)와 박원순계 등으로 이뤄졌다. 그동안 민주당 권력 지형에서 가장자리에 있던 그룹들이다. 하지만 이재명 후보의 경선 승리 가능성이 커지면서 민주당 내에서는 ‘비주류의 주류화’가 벌어질 공산이 커졌다.

 

◆비주류 출신 이재명계 vs 친문과 청와대 출신 인사들이 모인 이낙연계

민주당 대선 후보 각 캠프 면면을 보면 최근 몇 년간 ‘친문 주류’로 통하던 인사들은 이낙연 후보 측에 섰다.

핵심 친문으로 꼽히는 인사 중 현직 장관을 제외하면 대부분 이낙연 후보를 지지했다. 20대 국회 때 원내대표를 지낸 홍영표 의원을 비롯해 노영민 전 대통령 비서실장과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과 황희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권칠승 중소기업벤처부장관 등이 당내 핵심 친문으로 꼽힌다. 노무현정부에서부터 문재인 대통령과 손발을 맞춰온 인사들이자, 지금은 ‘민주주의 4.0’으로 확대 개편된 ‘부엉이 모임’ 출신들이다.

이 모임 주축이었던 홍영표·신동근·김종민 의원은 “문재인정부의 계승과 발전을 이뤄낼 적임자는 이낙연”이라고 늦깎이로 선언한 뒤 캠프에 합류했다. 여기에 지난 3월까지 이낙연 대표 체제에서 당 요직을 맡은 박광온·최인호·오영훈·정태호 의원과 문재인정부 청와대 수석비서관 또는 장관 출신의 윤영찬·이개호 의원 등이 캠프 주요 인사로 자리 잡고 있다. 이른바 부엉이 모임 핵심과 이낙연계의 결합이다.

반면, 이재명 캠프에 합류한 의원들은 당내 주류와는 다소 거리가 있었다. 국회 내 이재명계는 2017년 대선 경선 때부터 이재명 후보를 지지한 정성호·김영진·김병욱·임종성 의원과 올해 초 합류한 김남국·문진석 의원, 이규민 전 의원 등으로 구성된 ‘7인회’다. 여기에 조정식·이형석·이수진 의원 등 이해찬 전 대표와 가까운 인사들도 결합했다. 박원순계 출신의 박홍근·남인순 의원과 민평련 우원식 의원 등도 합류했다. 박성준·홍정민·권인숙 의원 등 초선들도 이재명 후보 당선을 위해 팔을 걷어붙였다. 친문으로 불리던 박주민·이재정 등 ‘처럼회’ 소속 의원들도 합류했지만, 이들은 핵심 친문과는 거리가 있다는 분석이다.

더불어민주당 이재명(오른쪽), 이낙연 대선 경선 후보가 3일 인천 연수구 송도컨벤시아에서 열린 인천 순회합동연설회 및 2차 슈퍼위크 행사에서 결과 발표 후 단상을 내려오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언론중재법 처리 연기에 이재명계 격앙, 친문과 차별화 신호탄?

최근 연기로 결론 난 언론중재법 토론은 계파 갈등의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언론중재법 처리 연기를 논의한 지난달 29일 열린 의원총회에서 이재명계 의원들은 본격적으로 자신들의 목소리를 냈다. 문 대통령이 숙려를 요청하고, 진보진영 시민단체에서도 우려가 쏟아지자 민주당 지도부도 속도 조절에 나선 법안이다. 반면 이재명계 의원들은 강행처리를 고수했다. 경선승리가 확실해진 이재명계가 실력행사에 나선 것으로도 읽히는 대목이다.

당시 박성준 의원은 “현재 절대 권력을 휘두르는 기관은 검찰과 언론”이라 말했고, 이재정 의원은 “캠프 대변인 자리를 제안받았지만, 현재 언론과 맞설 자신도 타협할 자신도 없어 거절했다”고 울먹이기도 했다.

반면 고민정·윤건영·김영배 등 문재인정부 청와대 출신 의원들은 연기를 주장했다. 이재명계 한 중진 의원은 “고민정·윤건영 의원 발언에 의원들 여론 지형은 바로 연기로 기울었다”며 “사실상 청와대 의지였음에도 캠프 의원들 목소리는 여전히 강경해 부담스러운 광경이 만들어졌다”고 전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언론중재법 개정안과 관련, “지금 언론이나 시민단체, 국제사회에서 이런저런 문제를 제기하고 있기 때문에 그런 점들이 충분히 검토될 필요성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숙의를 당부했다. 이낙연 캠프 소속의 한 초선 의원은 “언론중재법은 우리 지지자들과 의원들도 찬성했던 만큼 의총만 갖고서는 차별화로 보긴 어렵다”면서도 “본선에서는 중도 확장을 명분으로 문재인정부와 선을 긋고도 남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주류·비주류 전쟁은 내년 8월이 진짜

주류와 비주류의 주도권 쟁탈전은 내년 8월 전당대회를 앞두고 더 가속화할 전망이다. 이대로 이재명 후보가 경선에서 승리한 뒤 대권을 거머쥐면 이재명 캠프 출신 주요 인사들의 당권 도전은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당대표 보궐선거에서 고배를 마신 우원식·홍영표 의원은 각각 이재명 캠프와 이낙연 캠프에 나뉘어 뛰고 있다. 내년 전당대회에서 재대결 확률이 커지는 가운데 대선 경선 결과가 적잖이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여기에 지난해 전당대회에서 이낙연 후보와 맞붙었던 박주민 의원도 재도전할 가능성이 열려 있다.

수도권의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김대중 대통령에서 노무현 대통령으로 바뀔 때 동교동계가 퇴장했던 것처럼 문재인 대통령에서 이재명 대통령 시대로 바뀐다면 당내 주류교체는 필연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하지만 어떤 후보가 되든 대선에서 야권에 패한다면 민주당은 대혼돈으로 빠져들 가능성도 있다. 여권 관계자는 통화에서 “대선에서 지면 지도부 총사퇴 후 비상대책위원회 체제로 될 텐데 그 이후 전개될 상황은 현재로는 장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김현우, 최형창 기자 with@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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