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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너같은 X 데리고 사는 남자도..." 10살 연하 민노총 택배노조원의 막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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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1-09-04 12:52:44 수정 : 2021-09-04 12:52: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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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조합원과 갈등이 담긴 유서를 남긴 채 극단적 선택을 한 40대 택배대리점주 이모씨의 발인식이 진행된 지난 2일 경기 김포의 한 택배업체 터미널에 고인의 분향소가 마련돼 있다. 김포=뉴시스

 

지난달 30일 김포 택배대리점주 40대 이모(40)씨가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과 관련해 숨지기 전 이씨가 “민주노총 택배노조 조합원들에게 집단 괴롭힘과 업무 방해를 당했다”는 내용의 유서를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4일 조선일보는 민노총 택배노조 소속 택배 기사와 계약을 맺은 대리점주들이 노조원과 갈등이 있을 때 폭언을 들었다고 보도했다.

 

경남에서 가족과 함께 대리점을 운영하는 50대 A(여)씨는 조선일보에 “태업으로 쌓여있는 택배를 우리가 배송할 때 노조 기사들이 다가와 욕을 하고 간다”며 “‘개XX’, ‘시XX’ 같은 욕은 물론 ‘네 자식들에게 부끄럽지도 않냐’, ‘빨대 꽂아서 피를 뽑아 먹는다’, ‘앉아서 하는 게 뭐냐’ 등의 인신공격성 발언도 들었다”고 전했다. 한번은 A씨보다 나이가 열 살쯤 어린 노조 기사가 택배를 싣는 A씨에게 다가와 “너 같은X 데리고 사는 남자도 대단하다”고 말한 적도 있었다고 밝혔다.

 

이런 폭언에 못이긴 A씨의 남편은 한 겨울에 식은땀을 흘리며 아내에게 “죽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나 A씨는 “아직 자식들은 취업도 못했고, 노모도 모셔야 한다. 생계를 책임지려면 그 정도 폭언쯤은 견뎌야 한다”며 대리점을 쉽게 그만둘 수 없었다고 밝혔다.

 

또한 조선일보는 택배 배송이나 직원 채용을 두고도 종종 마찰이 있었다고 전했다. A씨는 조선일보에 “노조 기사들이 무게가 20㎏이상 되는 물품이나 식품은 배송을 피한다”고 주장했다. A씨는 노조 기사가 방치한 택배를 책임지기 위해 직원을 채용했으나 노조 기사는 “내 권역을 나눌테니 노조 소속 기사를 채용하라”고 요구했다. 해당 요구에 A씨는 노조 소속 기사 2명과 계약했다. 노조는 이런 식으로 A씨 대리점에서 세(勢)를 확장했다. A씨 대리점의 3분의 2가 노조 소속이다.

 

조선일보는 또 다른 영남권 50대 택배대리점주 B씨가 매일 터미널에 나갈 때마다 청심환부터 챙겨 먹는다고 전했다. 노조 기사들의 폭언과 괴롭힘을 겪은 이후 대인기피증이 생긴 B씨는 “(노조 기사들이) 입에 담지 못할 욕을 하고, 터미널에서 마주치면 몸을 부딪히기도 한다”면서 “‘눈알을 뽑아버린다’는 소리도 들었다”고 밝혔다. 그의 아들이 B씨를 돕기 위해 터미널에 나와 있는데도 이들은 개의치 않고 B씨에게 욕설과 폭언을 했다. B씨는 “당시 상황을 떠올리기 괴롭다”고 토로했다. 결국 B씨와 그의 아내는 병원 정신과에서 진료를 받기도 했다.

 

경기 지역에서 택배대리점주로 일하는 40대 여성 C씨는 노조의 폭언으로 극단적 선택을 시도했다가 긴급출동한 119 덕에 목숨을 건졌다. C씨는 지난 2월 노조에 가입한 기사 일부의 폭언 탓에 정신과를 다니고 약물 치료까지 받았다. 특히 부친이 일을 거들어 주려 방문한 날 한 노조원은 C씨와 함께 있는 C씨의 부친을 향해 “이런 자식을 낳아서 어떻게 이따위로 키웠냐. 양갈보”라 말했다. C씨는 정신과 치료에도 차도가 없어 지난 7월 12일 극단적 선택을 했다. 다행히 일찍 출동한 119 덕에 목숨을 부지할 수 있었다.

 

조선읿는 노조 소속 기사들이 대리점주들에게 요구하는 것이 대리점 설립을 위한 ‘분구’와 수수료 인상이라고 전했다. 그러나 대리점을 하나 더 차려서 집배권역을 나누는 ‘분구’는 본사의 권한이다. 집배 권역을 나누거나 수수료를 올리면 대리점의 수익이 줄어드는 문제도 있다. 대리점주들은 보통 직접 터미널로 출근하며 물건을 배송한다. 그래야 대리점 운영비를 벌 수 있기 때문이다. A씨는 최소 1400만원을 벌어야 대리점 유지가 된다고 전했다. 해당 비용은 인건비, 산재‧고용보험, 대리점 유지 비용, 기타운영비 등을 포함한 것이다.

 

B씨도 “노조들이 수수료 인상을 요구하는데 그 접점을 찾기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어서 B씨는 “서로 존중하면 상생할 수 있을텐데 노조 기사들이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욕부터 하니까 이 갈등이 끝날 것 같지 않다”고 밝혔다.


강민선 온라인 뉴스 기자 mingtu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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