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새우튀김 1개 환불’ 항의 받은 뒤 숨진 업주…누리꾼 “중재는커녕 압박한 배달 앱 책임도”

관련이슈 이슈키워드

입력 : 2021-06-22 10:29:05 수정 : 2021-06-22 11:26:4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쿠팡이츠 측과 통화 중 쓰러진 업주 A씨. MBC 화면 캡처

 

환불을 요구한 고객의 막말과 배달앱 업체의 압박으로 50대 점주가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논란이 되는 가운데 네티즌들의 비난이 거세다.

 

지난 20일 MBC는 서울 동작구에서 김밥 가게를 운영하는 50대 여성 A씨가 고객 B씨의 항의와 배달앱 회사의 압박에 시달리다 지난달 뇌출혈로 쓰러져 끝내 목숨을 잃었다고 보도했다.

 

MBC에 따르면 배달앱 ‘쿠팡이츠’를 통해 김밥과 만두 등을 시킨 B씨는 다음 날 새우튀김 3개 중 1개의 색깔이 이상하다며 1개 값인 2000원을 환불해달라고 A씨에 요구했다. 당시 직원은 A씨가 “가게 화장실에서 울었다”며 “너무 속상해했다”고 밝혔다. 

 

이후 쿠팡이츠 측과의 통화에서 A씨는 “(B씨가) ‘세상 그따위로 살지 마, 부모가 그렇게 가르쳤어’라고 계속 말했다. 내가 나이가 몇인데 아무리 장사를 하고 있어도 그건 아니지 않나”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고.

 

B씨는 A씨가 먼저 반말을 했다며 항의했고 A씨는 사과와 함께 새우튀김값을 환불해줬다.

 

하지만 B씨는 쿠팡이츠를 통해 시킨 음식 전부를 환불해 달라고 요구했고, 앱 리뷰에는 ‘개념 없는 사장’이라는 댓글과 함께 별점 1점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쿠팡이츠 측은 여러 차례 A씨에게 전화를 걸어 “고객이 다시 한 번 통화해야겠다고 한다”, “(고객이) 기분이 안 좋아서 주문 건을 전체 다 취소해달라고 한다”며 잇따라 B씨의 요구사항을 전달했다.

 

쿠팡이츠 측과 통화를 하던 중 A씨는 머리를 잡고 쓰러졌다.

 

직원에 따르면 쿠팡이츠 측은 A씨가 사경을 헤맬 때도 “동일한 문제가 생기지 않도록 사장님께 전달해달라”고 말했고 직원이 “전화를 못 받는다. 깨어나지 않아서 정신도 없다”고 말했지만 “추후에 조심해달라”는 답변만 했다고.

 

결국 병원에 입원한 A씨는 3주 뒤 세상을 떠났다.

 

쿠팡이츠 측의 대응은 앞서 한 차례 더 논란이 된 바 있다. 최근 초밥집을 운영하는 C씨도 쿠팡이츠로부터 갑질을 당했다고 주장한 것. 

 

C씨가 고객으로부터 받은 낮은 별점과 불만 사항. 온라인 커뮤니티 캡처.

 

C씨에 따르면 지난달 26일 초밥을 주문한 고객으로부터 “촛물이 강하다”, “밥이 질다” 등의 불만 사항을 접수했고 해당 고객은 당시 환불 의사가 없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5분 뒤 고객은 앱 리뷰란에 불만과 함께 낮은 별점을 남기며 쿠팡이츠에 환불을 요구했다.

 

이에 C씨가 쿠팡이츠 파트너 담당 상담사에 억울함을 토로했으나 “고객이 요청했기 때문에 쿠팡이츠 측에서라도 환불하겠다”며 “고객한테 컴플레인 전화가 오면 죄송하다고 얘기해라”고 강요했다고 밝혔다.

 

이후 환불 절차를 통해서도 “쿠팡이츠 양식에 맞게 서류를 제출하라”, “고객이 쓴 리뷰를 글씨, 맞춤법, 쉼표, 띄어쓰기까지 똑같이 작성해서 다시 내라” 등을 요구하며 나흘 동안 이를 반복해야 했다고 C씨는 토로했다. 

 

이에 대해 당시 쿠팡 측은 “사실이 확인되면 필요한 조치를 하겠다”는 입장만을 전했다.

 

하지만 이 같은 사연들이 전해지자 네티즌들은 쿠팡이츠의 대응에 대해 거센 비판을 이어가고 있다.

 

온라인 커뮤니티 및 사회관계망서비스(SNS) 등지에서는 “진상으로부터 업체를 보호하지 않고 책임 전가만 할 거면 배달앱을 쓸 이유가 없지 않나”, “생사가 달린 응급상황에서도 고객에게 사과를 재촉하다니”, “중재도 하지 못하는 플랫폼이라면 존재하는 이유가 무엇이냐” 등 분노를 나타내고 있다.

 

강소영 온라인 뉴스 기자 writerksy@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한지민 '우아하게'
  • 한지민 '우아하게'
  • 아일릿 원희 '시크한 볼하트'
  • 뉴진스 민지 '반가운 손인사'
  • 최지우 '여신 미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