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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역경 속에서 피어난다"… 코로나에 임하는 성악가의 자세

입력 : 2020-12-03 01:00:00 수정 : 2020-12-02 22:3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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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술은 역경 속에서 피어난다. 고난에 처한 공동체에서 예술가는 굴하지 않는 의지로 빛을 발해야 한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가 모두를 덮친 올 한해 성악가 이응광이 좋은 본보기를 보여줬다. 2월에는 랜선 콘서트를 시작했고 이어 7,8월에는 기부 콘서트를 열었다. 그 후에는 자신의 주 활동무대 스위스로 날아가 루체른 극장 이번 시즌 개막 공연 주역으로 활약했다. 다시 올겨울 크리스마스 캐럴 음원을 공개한 그는 “이런 어려운 상황 속에서 사람들에게 위로와 위안을 조금이나마 드리고 싶었다. 예술이 사람들에게, 사람들의 영혼에 얼마나 큰 영향을 미치는지 알고 있다. 저는 예술의 힘을 믿는다”고 말했다.

 

2일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이응광은 올 한해 자신의 활동은 “오프라인 공연이 가능하지 않기 때문에 예술가로서 뭐라도 해서 음악의 힘, 예술의 힘을 전하고 싶었다”고 소개했다. 스위스 공연에 대해선 “그때 스위스에서 하루에 400~500명씩 확진자가 나오던 상황이다. 인구 800만인 걸 감안하고 우리나라로 치면 하루에 2000~3000명 나오는 상황이었다”며 “극장장과 오페라 감독 등은 예술이 관객들에게 영혼의 건강한 힘을 전해주는 일이라는 자부심이 있었고, 또 그게 우리가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래서 인원 제한을 두고 공연을 진행했고, 예술의 가치를 체감할 수 있었다. 관객들과 공연장 안에서 호흡한다는 그 자체가 굉장히 감사한 경험이었다”고 말했다.

 

이응광은 올 2월 온라인 랜선 콘서트 방구석 클래식을 처음 시도해 관객들의 호응을 얻기도 했다. 그를 시작으로 다음 아티스트를 지목하며 릴레이로 이어가는 식이었다. 9월까지 40회를 진행했다. 이응광은 “아쉬움은 있다. 오프라인에서 전해드리는 목소리가 더 좋기 때문이다. 아무래도 온라인에서의 제 목소리는 뭔가 아쉽다. 그리고 랜선을 통해 노래한다는 것도 처음이었기 때문에 굉장히 서툴고 당황했던 기억이 있다. 그래도 그걸 통해 위안받았다는 댓글들을 보고 뿌듯했다”라고 전했다.

 

그는 자신이 선보인 공연, 랜선 콘서트, 유튜브 등 다양한 활동이 관객들과의 소통을 위한 것이라고 했다. “사실 클래식 대중화는 쉽지 않다고 봐요. 하지만 사람들이 조금이나마 관심을 가져주길 바랍니다. 아름다운 음악을 할 때 관객이 들어주고 공감하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다양한 시도를 하는 것이고 이번 캐롤 음반도 그런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이날 발매한 캐럴 앨범은 코로나19로 힘들었던 모두의 따뜻하고 행복한 일상을 기원하며 제작됐다. 이응광이 어릴 적 많이 불렀던 곡과 스위스에 있을 때 크리스마스 시장에 울려 퍼졌던 곡들을 꼽아 피아니스트 다움과 함께 작업했다. ‘저 들 밖에 한 밤중에(The First Noel)’, ‘그 어린 주예수(Away in a Manger)’, ‘고요한 밤 거룩한 밤(Silent Night)’ 등을 비롯해 클래시컬 바리톤인 이응광의 음색과 톤을 돋보이게 하는 재즈적인 요소를 결합해 두 가지 매력을 고루 담았다. 이응광은 "어느 한 곡도 허투루 녹음하지 않고 마음을 쏟았다"고 자부했다.

 

박성준 기자 alex@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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