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일보

검색

공무원 피격에 적반하장 北… “주민 통제 못해, 南 우선적 책임”

입력 : 2020-10-30 18:10:12 수정 : 2020-10-30 22:06:59

인쇄 메일 글씨 크기 선택 가장 작은 크기 글자 한 단계 작은 크기 글자 기본 크기 글자 한 단계 큰 크기 글자 가장 큰 크기 글자

“주민 제대로 통제 못해 일어난 일
남측 보수세력 국제적 반북모략”
靑 비난은 자제… 파국 피하려는 듯
서해상에서 실종된 후 북한군 피격에 사망한 해양수산부 서해어업관리단 소속 공무원 A씨가 탑승했던 어업지도선 ‘무궁화10호’의 모습. 연평도=연합뉴스

북한이 30일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의 1차 책임이 남측에 있는데도 ‘국민의힘’을 비롯한 남측 보수세력이 ‘국제적 반북 모략’의 기회로 삼고 있다며 맹렬히 비난했다.

최근 유엔 인권이사회 등 국제사회에서 공론화 조짐이 일자 이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북한은 이날 ‘조선중앙통신 보도’를 언급한 ‘평양’ 명의의 성명을 통해 해수부 공무원 피격을 “남조선(남한) 전역을 휩쓰는 악성 바이러스로 어느 때보다 긴장되고 위험천만한 시기에 예민한 열점수역에서 자기 측 주민을 제대로 관리·통제하지 못해 일어난 사건”이라며 “응당 불행한 사건을 초래한 남측에 우선적인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남쪽에서 우리를 비방·중상하는 갖은 악담이 도를 넘고 이 사건을 국제적인 반공화국 모략 소동으로 몰아가려는 위험천만한 움직임이 더욱 노골화되고 있는 심각한 현실은 우리가 지금껏 견지해온 아량과 선의의 한계점을 또다시 흔들어놓고 있다”고 반발했다.

북한은 특히 “동족 대결의식이 뼛속까지 들어찬 ‘국민의힘’을 비롯한 남조선의 보수세력”이라고 언급한 뒤, 이들을 향해 “만행이니, 인권 유린이니 하고 동족을 마구 헐뜯는데 피눈이 되어 날뛰는가 하면 이번 사건을 저들의 더러운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기회로 만들기 위해 앞뒤를 가리지 않고 분주탕을 피우고 있다”고 비난했다.

사건이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논의되는 등 국제 공론화되는 상황을 경계하며 그 화살을 남측 보수 야당에게 돌린 것이다.

서해 해상에서 북한군에 피격된 공무원 A씨가 탔던 배에 남아 있던 공무원증 사진. 연합뉴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보수 야당에 대한 경고에 방점을 찍고 있지만, 자신들에게 잘못이 없다는 점을 재확인하고 정당화함으로써 사건을 둘러싼 여러 논란을 정리하려는 의도”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도 북한은 청와대와 정부를 향한 비난은 자제해 이번 사건으로 남북관계에 악영향을 미치지 않으려는 의지를 내비쳤다.

북한은 “우발적 사건이 북남(남북)관계를 파국으로 몰아갔던 불쾌한 전례가 다시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 우리의 입장”이라며 “(시신 수습을 위해) 앞으로도 필요한 조치를 지속적으로 취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서해 북단 소연평도 해상에서 실종됐다가 북한군에 피격된 해양수산부 공무원의 형 이래진 씨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사건에 대한 청와대 정보공개청구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 뉴스1

이런 북한의 분위기에 화답하듯 이인영 통일부 장관은 이날 강원도 철원에서 개최된 ‘2020 DMZ 평화협력 국제포럼’ 개회사에서 “여건과 환경이 마련되는 대로 접경지역에서 우리가 당장 할 수 있는 협력을 모색하고, 남북 정상 간 합의한 사항들을 함께 실천해 나가자”고 촉구했다.

한편 국민의힘 주호영 원내대표는 이날 원내대책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남측에 잘못이 있다고 한 건 국방부와 군이 잘못했다는 그런 얘기 아니겠느냐”며 다른 분석을 내놨다. 같은 당 황규환 부대변인도 논평을 내고 “북한의 이러한 태도는 우리 정부 스스로가 자초한 것”이라며 “마치 이 모든 것이 제1야당 탓인 것처럼 몰아가는 것은 전형적인 (북한의) 책임 전가”라고 비판했다.

 

홍주형·이창훈 기자 jhh@segye.com


[ⓒ 세계일보 & Segye.com,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오피니언

포토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아인 '미소 천사'
  • 비웨이브 제나 '깜찍하게'
  • 정은지 '해맑은 미소'
  • 에스파 카리나 '여신 미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