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능청·뭉근함의 충청도 기질에 숨은 해학

입력 : 2020-05-30 03:20:00 수정 : 2020-05-30 02:2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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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상윤 / 휴먼필드 / 1만3500원

충청도는 왜 웃긴가? / 안상윤 / 휴먼필드 / 1만3500원

 

충청 지역의 사투리를 통해 그 구성원의 집단의식에 접근한 언어 사회학적 문화비평서라 할 수 있다. 방송인 출신 저자는 책에서 웃음과 해학의 기원, 동서고금 문사철의 기록, 뉴스 연극 영화 드라마 예능프로 등에서 빌려온 예화들을 매개로 충청도식 화법에 담겨있는 독특한 정서와 기질적 특성을 심도 있게 분석하고 있다.

저자는 충청도는 ‘아래위 사이에 낀’ 지리적 특성으로 인해 유독 피침이 많았던 복잡다단한 충청도의 역사에 주목하고 그러한 환경에서 자연스럽게 몸에 밴 ‘뭉근함’ ‘능청’ ‘너스레’ ‘눙치기’ ‘재치’ 등 충청도의 기질적 특성을 살피고 있다. 그러면서 ‘달처럼 한적하니 밤하늘에 떠서는 안 보는 척하면서 세상만사 다 굽어보고 분명히 느낄 수 있을 만큼 존재감을 드러내는 소슬바람, 즉 청풍명월(淸風明月)에 충청인들을 비유한다.

경남 밀양 출신이나 30여 년 전 우연히 충청도의 어투와 화법에 꽂히면서부터 충청인의 언어적 특성을 꾸준히 관찰하고 기록해온 저자는 “‘유머는 인생을 바라보는 태도’임을 상기시키면서 충청인의 여러 기질 중에서도 특히 ‘충청도의 웃음’에 주목한다. 그러면서 유명 개그맨들 가운데 충청도 출신이 압도적으로 많고 백종원, 조영남, 김홍신 등등 개그맨이 아니더라도 웃음을 주는 인물이 많은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니라고 지적한다.

저자는 ‘청풍명월’의 퍼스낼리티가 혼탁한 언어와 극단의 진영논리에 발목 잡힌 우리 사회의 강퍅한 경직성을 풀어줄 수 있는 멋진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소리꾼 장사익은 추천사에서 “직설적이지 않고 아프지 않게 빙빙 돌려 말하지만, 자신의 속내와 생각을 은근하게 드러내는 충청도식 해학은 우리 시대에 가장 필요한 미덕”이라고 썼다.

 

박태해 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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