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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장 교체하라” 우한 당국자 책임론 분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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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0-01-26 11:07:09 수정 : 2020-01-26 18:1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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확진자 1975명, 사망자 56명 증가

“환자들이 적절한 격리나 치료를 받지 못했고, 우한시 당국의 안이한 대처로 도시 구석구석을 돌아다니게 했다. 환자와 대중에게 마스크를 쓰고 사람들이 붐비는 곳을 피하라고 경고했지만, 그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다.”

 

중국 후베이성 성도 우한의 신종코로나바이러스로 사망자가 56명에 이르고, 1975명(25일 자정기준)으로 확진환자가 폭증하면서 사태의 심각성을 오판한 우한시 당국과 지도자들에 대한 책임론이 중국 내에서 거세게 일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 중국인 의료인은 현지 보건당국의 안이한 대처를 비판했고, 현지 한 언론인은 공개적으로 우한시 책임자를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24일 중국 후베이성 우한대학 중난병원의 집중치료실에서 보호복을 입은 의료진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확진 환자를 돌보고 있다. 연합뉴스

26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에 따르면 우한시 의사들이 현지 보건당국에 대해 비판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현지 매체인 후베이 데일리의 한 시니어 기자가 “시 지도자들을 즉각적으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국의 엄격한 언론 검열 정책이 작동되는 국가다. 따라서 비판이나 정부 정책에 대한 회의주의가 엄격히 통제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할 때 매우 이례적이다. 특히 후베이 데일리는 우한지역 중국 공산당 공식 기관지로서, 소속 기자가 직접 웨이보를 통해 이런 성명을 발표하는 것은 더욱 그렇다. 그만큼 이번 우환 폐렴 사태에 대한 중국인들의 불만과 분노를 반영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후베이 데일리의 장오야 기자는 지난 24일 웨이보를 통해 “많은 사람이 생각하듯이 이 상황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들을 지도자로 교체하는 것이 좋지 않을 것이라고 믿고 있지만, 점점 심각해지는 이 상황을 볼 때 현재 그 역할에 있는 사람들의 러더십은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즉각 교체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후베이 데일리는 웨이보에 장 기자의 성명이 발표되자 몇 시간 후 시 당국과 지도자들에게 부정적인 내용의 글에 대해 사과하고 장 기자의 직위를 해제했다고 확인했다. 그러나 장 기자의 글은 온라인을 통해 퍼졌고, 동료 기자들에게 “적극적인 정신을 가져야 한다”는 신념을 고취시켰다.

24일(현지시간) 중국 후베이성 우한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우한 폐렴) 환자들을 위한 병원 건설 현장 모습. 중국 정부는 우한시에 다음주 완공을 목표로 1천개의 병실을 갖춘 응급병원을 건설하기 시작했다. 우한 AFP=연합뉴스

그러나 후베이 데일리와 장 기자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현재 침묵하고 있으며, SCMP의 취재 확인에도 특별한 입장을 보이지 않았다. 

 

우한 내 한 병원 출신이라고 밝힌 한 의사는 최근 중국 최고 보건당국에 보낸 글을 통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사의 심각한 확산은 현지 보건 당국자들의 늑장 대응 탓”이라고 비판했다. 익명을 요구한 이 의사는 지난 1월 12일 이후 감염환자의 수가 증가하고 있었지만, 보건당국은 새로운 환자를 보고하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 의사는 우한 보건당국의 최소 두 가지 점에서 실패했다고 했다고 지적했다. 

 

하나는 초동대처 실패다. 이는 수차례 전문가들의 경고가 있었지만, 환자들을 격리하지 않아, 이들이 도시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수 있게 함에 따라 바이러스의 초기 차단에 실패했다는 것이다. 

 

그는 “환자들은 적절한 격리나 치료를 받지 못했고 그들은 도시 구석구석을 돌아다닐 수 있었다. 우리가 환자와 대중에게 마스크를 쓰고 사람들이 붐비는 곳을 피하라고 경고했을 때, 그들은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않았고 우리가 과장하고 있다고 생각했고, 심지어 외과 의사를 포함한 일부 의료진도 그것을 믿지 않았고, 기본적인 예방조치를 취하려고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또 하나는 갑작스러운 극단적인 조치로 불안한 시민들이 병원으로 몰려들면서 통제 불능 상황으로 번지게 했다는 것이다. 그는 “극단적 조치는 의료진은 물론 병상에서 실험용 키트까지 모든 것이 부족한 병원으로 사람들이 몰려들게 했고, 불안과 분노를 불러일으켰다”고 지적했다. 우한 당국은 사태 발생 한 달이 지난 23일 시내 입·출입을 제한하고 지난 24일부터 대중교통 중단과 친·인척 방문 제한 조치를 발표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 편집장인 후시진은 웨이보를 통해 “사스 경험을 갖고 있고 이번 발병도 사스와 비슷하다”며 “의료 수준과 사회조직 능력이 발달한 중국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서는 안 된다. 개인적으로 우한시와 우한 보건당국에 책임이 있다고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인한 ‘우한 폐렴' 사망자가 중국에서 급증하는 가운데 23일 인천공항에서 탑승객들이 마스크를 쓴 채 걷고 있다. 뉴시스

한편, 중국 내에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우한 폐렴’ 사망자와 확진 환자가 연일 급증하고 있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위건위)는 25일 자정 기준 전국 30개 성에서 우한폐렴 환자는 1975명, 이 가운데 사망자는 56명이라고 밝혔다. 이는 하루 전보다 확진자는 688명, 사망자는 15명 증가한 것이다. 

 

해외에서도 '우한 폐렴' 환자는 확산 추세다. 캐나다에서도 처음 우환 폐렴 확진자가 나온 가운데 중화권인 홍콩에서 5명, 마카오 2명, 대만 3명이 각각 나왔다. 태국 4명, 일본과 한국, 미국, 베트남 각각 2명, 싱가포르와 말레이시아 각각 3명, 네팔 1명, 프랑스 3명, 호주 1명 등이다. 

 

베이징=이우승 특파원 ws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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