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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교안 “젊은 사람들 돈 쓸 곳 많으니 더 일해야”···일각 ‘청년 공감능력’ 결여 지적

입력 : 2019-12-06 16:07:18 수정 : 2019-12-06 16:0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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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문재인정부의 주 52시간 근로제를 비판하면서 “젊은 사람들이 애 키우고 돈 쓸 곳이 많으니 더 일해야 하는데 나라가 막고 있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의 발언은 업종별 특성 등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적잖은 주 52시간 근로제의 경직성을 지적한 것으로 보이지만 양질의 일자리가 턱없이 부족해 취업 자체가 힘들고 연애와 결혼은 꿈조차 못꾸는 많은 청년들에겐 와닿지 않는 발언이란 얘기도 나온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가 6일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금융경제세미나 수업에서 특강하고 있다. 뉴스1

◆“젊은 사람들은 애들 키우고 돈 쓸 데 많으니 일 더해야”

 

황 대표는 이날 서울대학교 경제학부 학생들을 대상으로 ‘위기의 대한민국, 경제 위기와 대안’이라는 주제로 특강을 하면서 “지금 이 정부 들어서 근로시간을 주 52시간으로 줄인 것도 아직은 과도한 것 같다. 좀 더 일해야 되는 나라”라며 “발전해있지만 발전을 지속하려면 일하는 게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 근로시간을 줄이기는 것은 바람직한 방향”이라면서도 “기본적으로 노사가 합의하는 것이 정상적”이라고 밝혔다. 황 대표는 특히 “이 정부의 문제는 주 52시간 지켜라, 안 그러면 처벌하겠다는 것인데 그런 나라는 세계적으로 없다. 과학기술 역량에 있어 밤잠 안 자고 해가며 연구 결과 만들어간 게 우리 성장 과정의 한 모습”이라며 “젊은 사람들은 애들 키우고 돈 쓸데 많으니 일을 더 해야 하는데 그걸 막아버린 것”이라고 문재인정부의 주 52시간제를 비판했다.

 

황 대표의 발언이 알려지면서 언짢은 목소리를 내는 청년들도 있었다. 30대 ‘워킹맘’ 이모씨는 “황 대표의 발언은 ‘라떼는 말이야(나 때는 말이야)’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야근을 밥 먹듯 해도 애 하나 키우기 벅찬 요즘 현실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아르바이트하며 취업을 준비하고 있는 (26)씨도 “제대로 (힘들게) 일해본 사람들은 쉽게 저런 소리를 못한다”며 황 대표의 ‘청년 공감 능력’에 의문을 표시했다. 

 

앞서 황 대표는 지난 6월 숙명여대 강연에서 ‘스펙’ 없이 대기업에 취업한 사례로 자기 아들을 언급했다가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당시 황 대표는 “(아들의) 학점은 3점이 안 됐고 토익 점수도 800점이었지만 아주 큰 기업 5곳에 최종합격했다”고 말했다. 아들이 고교 영자신문반 편집장, 보건복지부 장관상, 조기축구회장 등의 경력 덕에 대기업 취업에 성공했다는 점을 소개하며 청년들이 진취적 자세로 노력하면 취업문을 얼마든지 뚫을 수 있다는 취지로 독려한 것이다. 하지만 ‘부모 후광’도 ‘빽’도 없이 취업 바늘구멍을 뚫고자 밤낮으로 ‘스펙 쌓기’에 열중하고 엄청난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대다수 청년에겐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게 한 발언이란 지적이 적지 않았다.  

 

황 대표가 지난달 청년들을 대상으로 마련한 ‘자유한국당 청년 정책 비전 발표회’에서도 미숙한 진행이 도마에 올랐다. 행사가 오후 2시에 시작된 것을 놓고 당시 자리에 참석했던 한 청년창업가는 “청년들 목소리 듣겠다고 개최된 행사인데, 시간대가 오후 2시면 정상적으로 사회생활하는 청년들 오지 말란 이야기”라며 “이런 기본적 디테일 하나 개선 안 됐는데 어떻게 청년 목소리를 듣겠느냐. 아직도 청년들을 그냥 부르면 오는 여의도 청년이나 금수저, 혹은 백수 청년들만 청년들로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쓴소리를 했다.

 

나진희 기자 na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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