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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조국 “송구”·검찰개혁 “강조”·소수자 문제 “관심”

입력 : 2019-11-20 06:00:00 수정 : 2019-11-20 01: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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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과의 대화] 사회분야 발언 내용 종합

19일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국민과의 대화)가 진행되기 전 가장 큰 관심사는 최근 대한민국 사회를 강타한 ‘조국(전 법무부 장관) 사태’에 관한 문 대통령의 입장이었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통령은 조국 사태에 대해 “국민들에게 갈등을 주고 분열을 시킨 점에 대해 정말 송구스럽다”고 말했다. 그 연장선상에서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에 관해 “쉽게 오지 않을 기회를 맞이했다”고 재차 강조했다.

 

김상조(오른쪽부터) 청와대 정책실장과 이호승 경제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이 19일 서울 MBC 미디어센터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의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 참석해 있다. 뉴시스

문 대통령은 이날 오후 8시부터 MC 겸 가수 배철수씨의 사회로 MBC(문화방송)에서 100분 동안 진행된 국민과의 대화에서 조국 사태와 검찰 개혁, 20대의 지지율 하락, 여성 등 소수자 차별 문제, 어린이 안전 문제 등 사회 분야의 다양한 질문들에 일일이 답변했다. 이날 국민과의 대화는 문 대통령이 ‘국민 패널’로 참석한 300명 중 발언권을 얻은 사람과 사전에 정해진 시나리오 없이 문답을 주고 받는 방식으로 이뤄졌다.

 

우선 조 전 장관 지명 등 인사 문제와 관련해 문 대통령은 “조 전 장관 문제는 제가 그 분을 장관으로 지명한 취지와는 상관 없이 결과적으로 국민들에게 오히려 갈등을 주고 분열을 시킨 점에 대해 정말 송구스럽다는 말씀 다시 한 번 드린다”고 대답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그러나 검찰 개혁은 반드시 필요한 부분이고, 이번 기회에 검찰 개혁의 중요성이랄까 절실함이 다시 한 번 부각된 것은 한편으로는 다행스럽다는 생각”이라고 덧붙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19일 오후 서울 상암동 MBC에서 열린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에서 패널들의 질문을 받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이 호기를 맞았다며 “검찰 개혁이나 공수처(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문제는 보수·진보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 민주주의를 ‘글로벌 스탠더드’(세계적 기준)에 맞게 발전시켜 나가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또 공수처와 검경 수사권 조정 관련 법안이 국회에서 패스트트랙(신속처리안건)에 올라탄 점을 언급하며 “법안 처리 여부를 관심 가지고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국민들의 관심을 촉구했다. 이어 문 대통령은 “검찰 개혁은 법·제도적 개혁은 법무무, 수사관행을 바꾸는 것은 검찰이 스스로 하는 것”이라며 “검찰 내부 개혁은 윤석열 검찰총장을 신뢰한다”고 말했다.

 

다른 연령대에 비해 20대의 문재인정부 지지율이 낮은 것과 관련해 문 대통령은 “저는 그래도 20대로부터 많은 지지를 받고 있고 사랑을 받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피력하면서도 “20대 젊은층의 기대에 전부 다 부응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고 털어놨다. 문 대통령은 “젊은 사람들이 가장 어렵게 여기는 고용의 문제, 좋은 일자리를 얻는 문제뿐 아니라 고용에 있어 공정의 문제, 그리고 이번 조 전 장관 일을 통해 한 번 더 부각됐지만 교육에서의 불공정 요소들을 해결하지 못한 데 대한 실망감 같은 것들이 있다고 생각해 충분히 이해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각별히 노력해나가겠다”며 “20대도 (제게) 실망감을 토로한 것이지 외면하고 있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더 많은 기대 속에 더 많은 요구가 있다고 생각하며 그 요구에 잘 부응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MBC '국민이 묻는다, 2019 국민과의 대화' 캡처

여성과 성 소수자 등의 차별 문제에 대해 문 대통령은 “문재인정부 들어 여성의 사회진출이라든지 이런 게 좋아졌다고는 생각하지만 아직도 세계적 수준에 비하면 까마득하다는 말에 전적으로 공감한다”며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율, 고용률, 임금 차별, 또는 기업이나 공공 분야에서 여성이 지도자로 진출하는데 있어서 유리천장이 있다든지 이런 식의 차별이 존재한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라고 주장했다. 문 대통령은 이와 관련해 “양성 평등에 대해서 더 관심을 가지겠다는 말씀을 드리겠다”고 말했다. 다만 동성혼 합법화에 대해선 “원론적으로는 찬성을 하지만, 합법화하기에는 우리 사회가 아직 합의를 이루고 있지 않다”며 선을 그었다.

 

이날 첫 번째 질문자로 나선 고(故) 김민식군의 어머니 박초희씨는 이른바 ‘민식이법’이 국회에 계류 중인 상황을 지적하며 문 대통령에게 “어린이가 안전한 나라라는 공약을 꼭 이뤄주길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박씨는 질문 내내 감정이 북받친 듯 눈물을 보였다. 김군은 지난 9월11일 충남 아산의 한 초등학교 앞 스쿨존(School Zone·어린이 보호구역)에서 차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이 사고 이후 국회에서는 스쿨존 내에서 교통사고 처벌을 강화하는 ‘민식이법’이 발의됐다. 그러나 여전히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19일 서울 마포구 MBC에서 열린 ‘2019 국민과의 대화, 국민이 묻는다’에 참석한 김민식 군의 부모(오른쪽에서 첫 번째, 두 번째)가 자리에 앉아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첫 질문자로 김민식 군 부모를 지명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에 “스쿨존 내 횡단보도는 말할 것도 없고, 스쿨존 전체에서 아이들의 안전이 훨씬 더 보호될 수 있도록 정부가 지방자치단체들과 함께 최선을 다해 노력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 역시 박씨의 발언이 이어지는 내내 울음을 꾹 참는 모습이었다. 대통령이 생방송에 나와 정책에 대한 질의응답을 주고받는 것은 지난 5월9일 KBS(한국방송) 특집대담 ‘대통령에게 묻는다’에 출연한 이후 6개월 만이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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