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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에 다시 모인 시민들 “서초동 집회만 국민이냐”

입력 : 2019-10-10 06:00:00 수정 : 2019-10-09 23: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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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천절 이어 한글날도 보수집회/ 광장서 숭례문까지 인산인해/ “조국 감옥” “문재인 퇴진” 외쳐/ 집회 후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 서울대 집회 추진위 퍼포먼스/ ‘인턴십활동 예정 증명서’ 배포/ 여의도선 조국 수호 맞불집회
둘로 갈린 시민 9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문재인 정권 규탄 및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 요구 집회에 참석한 시민들이 태극기와 성조기를 흔들며 조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왼쪽 사진). 같은 날 서울 영등포구 국회의사당 앞에서 열린 ‘우리가 조국이다’ 시민참여문화제에 참석한 시민들이 조 장관 지지와 검찰개혁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남정탁·허정호 선임기자

한글날인 9일 문재인 정권 규탄 및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을 요구하는 범보수 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서울 광화문 일대에서 개최됐다. 광화문광장 북단부터 숭례문 앞까지 약 1.7㎞ 직선 구간을 중심으로, 세종로 사거리에서 종로 1가 및 서대문 방면까지 집회 참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지난 3일 개천절 집회에 이어 이날까지 대규모 집회가 열리면서 조 장관 퇴진 등을 요구하는 시민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광화문 일대 가득 메운 ‘문재인 정권심판·조국 규탄’ 목소리

 

보수단체인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투쟁본부)가 대한민국바로세우기 2차 국민대회를 개최한 이날 광화문 일대에는 오전 10시부터 사람들이 몰려들기 시작했다. 본격적인 행사가 시작된 오후 1시부터 광화문광장에서 청계광장, 서울시청 앞까지 몰려드는 인파로 발디딜 틈을 찾기 어려웠다.

 

인파를 뚫고 이동하려는 사람들은 “여기서 넘어지면 큰 사고가 나니 밀치지 말라”고 외치며 이동했다. 광화문역에서 계단을 빠져나오는 데에도 10분 이상이 소요됐다. 광화문 역 인근 건물은 몰려드는 시민들의 출입을 통제하기 위해서 ‘출입금지’ 팻말을 붙여놓기도 했다.

 

 

 

 

 

집회현장에는 전국 각지에서 몰려든 시민들이 ‘조국 감옥’, ‘문재인 하야’ 등이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 성조기를 손에 들고 “현 정권을 심판하자”, “조국은 감옥가라”, “문재인은 퇴진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자유한국당 심재철·김진태 의원과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 등이 무대에 올라 마이크를 잡았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도 이날 집회에 참석했으나, 무대에 올라 발언하지는 않았다. 집회 참가자들은 오후 4시쯤부터 청와대 방면으로 행진을 시작했다.

◆시민들 “조국 사태에 실망과 분노”

 

시민들은 조국 장관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정권과 조 장관의 불법적 행위에 분노를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서울 성북구에서 노모와 함께 집회에 참가한 양모(62·여)씨는 “나라 꼴이 말이 아니라 가만히 있을 수 없어 나오게 됐다”며 “이렇게 국민들이 살기 힘든데 조 장관은 자기들만 잘 살겠다고 했던 것이 너무 화가 났다”고 말했다.

 

 

 

 

 

20개월 아이를 유모차에 태우고 부인과 함께 나온 30대 김영민(가명)씨는 “앞으로 우리 아이가 살아갈 세상은 공명정대해야 한다고 생각하는데 지금은 전혀 그렇지 못한 것 같다”며 “우리 국민이 결집해서 뜻이 있다는 것을 보여줘야 할 것 같아 참석했다”고 말했다.

 

제주도에서 집회 참석을 위해 이날 새벽 올라온 남모(45)씨는 “대통령이 취임사를 통해 기회의 균등, 과정의 공정, 결과의 정의가 살아 있는 사회를 만들겠다고 해서 기대했었는데 지금 대통령은 전혀 그렇지 못하다”며 “대통령에게는 서초동(집회)만 국민이고 광화문은 국민이 아닌가. 대통령이 우리를 국민으로 인정하지 않기 때문에 이 자리에 나서게 된 것”이라고 했다.

“정권 심판” 9일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본부’가 문재인 정권 규탄 및 조국 법무부 장관 퇴진을 요구하며 개최한 ‘문재인 하야 범국민 2차 투쟁대회’에 참가한 시민들로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가 붐비고 있다. 남정탁 기자

앞서 서울대학교 집회 추진위원회(추진위) 소속 동문 20여명은 이날 서울 광화문역 청계광장 앞에서 조국 규탄 집회를 열고 조 장관의 자녀가 서울대에서 인턴 활동 증명서를 발급받은 사실을 비판하고 풍자하는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 배포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들은 시민들 1000명에게 선착순으로 ‘서울대 문서위조학과 인권법 센터장’ 명의의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를 나눠줬다. 서울대 재료공학부 박사과정 김근태(28) 위원장은 “우리가 분노하는 이유는 애초 기회가 평등할 것이라고 주장해놓고 정작 자신들은 지위를 이용해서 유리한 기회를 만들었다는 점”이라며 “자녀 입시를 위해 표창장 문서까지 위조해서 입시비리를 벌이는 모습을 유쾌하게 비꼬는 방식으로 준비했다”고 밝혔다.

서울대 집회 추진위원회 소속 학생들이 9일 오후 서울 종로구 일민미술관 앞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규탄 집회 참석자들에게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를 나눠주는 퍼포먼스를 하고 있다. 뉴스1

추진위와 시민들은 ‘살아 있는 권력도 엄정히 수사하라’, ‘누굴 위한 정부인가 우리도 국민이다’, ‘이것이 정의인가 대답하라 문재인’ 등의 구호를 함께 외쳤다. 30분간 줄을 서 증명서를 받은 60대 양모씨는 “기특하고 재미있는 발상이다. 오죽하면 서울대 학생들이 나서서 이런 행사를 하겠냐”고 말했다. 추진위가 준비한 증명서는 1시간도 채 안 돼 동이 났다.

 

한편 서울 여의도에서는 조 장관을 지지하는 맞불 집회가 열렸다. 인터넷 커뮤니티 ‘루리웹’ 회원들은 지하철 9호선 국회의사당역 인근에서 시민참여 문화제 ‘우리가 조국이다’를 개최했다. 이들은 ‘조국 수호’, ‘검찰개혁’, ‘윤석열 파면’ 등이 적힌 손팻말을 들고 “우리가 조국이다”, “조국을 지키자” 등의 구호를 외쳤다.

 

남혜정 기자 hjnam@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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