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국회 사무실에서 만난 박 의원은 “일부 의원들의 정도를 벗어난 일정 때문에 외유처럼 보이는 것에 대해서는 국회도 반성해야 하지만 정말로 안타깝고 유감”이라면서도 “국회가 국민의 신뢰를 받기 위해서는 해외출장 시 어디서 누구를 만났고 어디를 가는지 그리고 대화록까지 공개하면 국민이 이해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박 의원은 적극적인 의원외교 필요성에 대해 “우리 같은 대통령제에서는 행정부 장차관이 2년 하다가 내려가기 때문에 연속성이 없다. 반면 의원들은 계속 당선되면 관계를 지속할 채널이 확보되기에 국익 차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유럽은 내각제 국가가 다수다. 내각제에서는 의원들이 곧 내각의 장관을 맡기 때문에 행정부와 겹친다. 미국은 대통령제 국가지만 의회의 권한이 한국보다 강한 편이다. 이 때문에 이들 국가를 상대로 하는 의원외교가 절실한 상황이다.
박 의원은 또 의원외교로 외국을 방문할 때 경제인이 함께해야 국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대통령 취임 후 특사자격으로 중국을 방문했는데 마침 일본 자민당 니카이 도시히로 간사장도 와서 베이징에서 만난 적이 있다”며 “그때 놀란 건 우리는 의원끼리만 다니는데 일본은 대표 경제단체인 게이단렌 회장과 함께 왔다. 의원외교에 함께하면 관계 채널을 맺기 수월해지는데, 이런 점이 인상적이었다”고 떠올렸다.
박 의원은 후배 초·재선 의원들에게 대국에 편중되지 않고 개발도상국 등을 적극 개척할 것을 주문했다. 박 의원은 부의장 시절 르완다와 부탄을 공식 방문했다. 한국이 두 나라와 수교한 이후 국회의원 방문은 처음이었다고 한다. 그는 “대국에 집착하지 말고 그동안 외교관계가 별로 없었던 나라를 택해 관계를 이어가는 것이 좋다”며 “그러면 의원 외교뿐 아니라 정부나 경제 등의 분야에서 큰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당부했다.
최형창 기자 calling@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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