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찌우기· 알로에 음료· 문신· 고의 골절…軍 면제 수법 천태만상 입력 2018-09-12 09:07:15, 수정 2018-09-12 23:27:19 ![]() 우리나라 남성이라면 반드시 거쳐야 하는 관문이 있다. 바로 병무청 신체검사로 그 누구도 피해갈 수 없다. 신검 결과에 따라 현역 입대, 사회복무요원, 면제 등의 처분이 이뤄진다. 36개월 이상 복무해야 했던 과거에 비해 군복무 개월수가 21개월에 불과(?)하지만 청춘의 가장 빛나는 시기에 일정부분 자신을 희생해야 하기에 병역의무를 앞두고 갈등하는 이들이 많은 것도 현실이다. 최근 우리나라 최고 음대라는 서울대 음대 성악과 학생 12명이 고의로 몸무게를 늘려 현역을 회피한 사실이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이들이 신검때 이용한 살찌우기는 고전 중 고전으로 불리는 대표적 수법이다. 살찌우기 등 각가지 병역면제 수법들을 알아 봤다. ▲ 연간 33만명 신체검사, 해마다 50~60명이 속이려다 걸려 ![]() 비정상적 수법으로 의무복무망을 빠져 나가는 것을 잡아내는 전문가인 최구기 병무청 병역조사과 과장은 12일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나와 "매년 33만명 가량이 신체검사를 받는다"고 현황을 설명했다. 최 과장은 "부정한 수법으로 병역을 기피한 것이 적발 된 사람이 해마다 50~60명 정도 된다"고 했다. 최 과장은 부정한 병역면탈을 막기 위해 "군의관 등 의사들이 검사 과정에서 판정 서류를 꼼꼼하게 살피고 있고 38명의 특별 사법 경찰들이 현장에서 검사받는 과정을 지켜보고 검사가 끝난 사람들에 대해 제출한 서류가 맞는지 확인하고 있다"고 했다. ▲ 몸 불리기→정신질환 위장→몸신 등의 순으로 많아 최 과장은 병역 기피 수법들은 다양하고 해마다 교묘해지고 있지만 "대표적 수법은 살찌우기이며 그 다음 정신 질환 위장, 문신 순이다"고 했다. ▲ BMI(비만도 지수) 33 이상이면 사회 복무 요원 ![]() 비만도 측정 지수인 BMI(Body Mass Index·체질량 지수) 수치 33 이상이면 현역이 아닌 사회 복무 요원으로 근무한다. BMI는 체중을 신장의 제곱으로 나눠 계산한다. 대한비만학회는 BMI지수 18.5~22.9를 정상으로 본다. 18.5미만은 저체중, 23~24.9는 과체중, 25~30은 경도비만, 30~35는 중등도 비반, 35이상은 고도비만으로 본다. 현역복무가 적합하지 않은 고도비만의 경우 병무기준이 비만학회보다 좀 더 엄격하다. BMI 33은 키 165cm라면 89kg이상, 170cm라면 94kg이상, 175cm라면 102kg 이상, 180cm는 106kg이상이다. ▲ 살찌우기=고열량 식사· 보충제· 알로에 음료로 6개월 사이 30kg 늘려 서울대 성악과 학생의 경우 6개월만에 몸무게를 30kg가량 늘려 BMI 33이상을 기록했다. 이들은 다이어트와 반대되는 방법을 택해 몸을 불렸다. 즉 반고열량식(고기, 치킨, 피자 등), 5끼 이상 먹기, 밀가루 위주 등 몸에 나쁜 모든 것을 택했다. 여기에 단백질 보충제는 물론이고 신체검사 당일엔 물이 아닌 알로에 음료를 들이켰다. 알로에 음료에 대해 최구기 과장은 "알로에 음료가 알갱이가 있기에 물보다 소변으로 배출되는 시간이 좀 더 늦어 체중이 빠지지 않는다고 서울대 성악과 학생 들이 진술했다"면서 "과학적 근거는 없다"고 했다. ▲ 스모선수 살찌우기, 전복죽 등 고열량 식사를 하루 10끼 등 ![]() 일본 스모에 입문하는 선수들은 체중이 많이 나갈 수록 유리하기에 체중불리기에 공을 많이 들인다. 운동으로 배출되는 칼로리가 상당하지만 이들은 전복죽 등 고열량 식사를 하루 10끼까지 먹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식으로 몇년 사이 몸이 두배가량 불어난다. 스모선수들의 경우 은퇴한 뒤에는 건강 등의 이유로 다이어트를 감행, 공들여 불렸던 살을 뺀다. ▲ 서울대 성악과 학생들, 카톡 등 SNS에 살찌기 방법 공유· 잡히게 된 결정적 증거 체중증가로 현역복무를 피하려 한 서울대 성악과 학생들은 자기들끼리 SNS를 통해 노하우를 공유하는 바람에 들통났다. 병무청은 지난해 10월 이들이 살찌우기로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았다는 제보를 접수, 수사에 나섰다. 병무청 특별 사법 경찰은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학생들의 SNS를 확보, 디지털 포렌식 장비로 '하루에 5끼를 먹어라, 병무청 검사에 몸무게를 맞춰야 한다'는 내용을 확인했다. 이를 바탕으로 학생 12명으로부터 자백을 받아냈다. ▲ 정신질환, 약 처방받고도 먹지 않는 바람에 들통 많은 이들이 정신병이 있는 것처럼 행세, 군에 가지 않으려 한다. 이에 대해 최 과장은 "민간 병원 의사들이 면담 과정에서 처방한 약을 제때 먹지 않는 사실을 알면 이를 진단서에 기록한다"고 했다. 이 진단서는 영어, 전문용어로 돼 있어 일반인들은 알기 어렵다. 이를 모르고 군에서 빠지려한 가짜 정신질환자는 진단서를 제출했다가 군의관에게 적발된다. ![]() ▲ 전신 문신일 경우에만 사회복무요원 판정… 1차 신검 때 일부 문신, 2차 신검땐 전신 문신으로 도배해 빠지기도 문신의 경우 애매하다. 전신에 문신이 있을 경우에만 현역이 아닌 사회복무요원 판정을 받는다. 일부 청년은 1차 신검 때 신체 일부에만 문신이 있었지만 이후 온몸 문심을 한 뒤 다시 신체검사를 신청, 현역에서 빠졌다. 이 경우엔 병무청도 어쩔 수 없다. 문신을 지우려면 엄청난 비용과 함께 의학의 도움을 받아도 예전으로 돌아갈 수 없는 짐을 평생 져야 한다. ▲ 고의 골절 등 신체 훼손 사례도 연골 혹은 증 인대 심한 파열, 신체 일부 훼손 등의 경우에도 현역으로 가지 않는다. 이를 알고 고의로 악용하는 사례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1980년대 유명 선수의 경우 군에 가지 않기 위해 고의로 무릎 연골을 훼손시킨 사례도 있었다. 뜻대로 군생활을 피했지만 아픈 무릎은 두고 두고 부담이 돼 일찍 선수생활을 접어야 했다. ![]() ▲ 회피사실, 변심한 애인 친구 등 아주 가까운 사람이 제보· 죄값 치른 뒤 다시 병역판정 받아 병역의무를 피하기 위해 은밀하고 교묘하게 각종 수법을 사용한다. 그럼에도 적발되는 것은 제보 때문이다. 최구기 과장은 "제보자들은 변심한 애인이나 친구들이 가장 많다"고 했다. 그만큼 비밀을 지키기 힘들기에 처음부터 나쁜 마음을 먹지 말 것을 당부했다. 신검제도를 악용해 병역을 회피한 사실이 드러나면 형사처벌 받는 선에서 끝나지 않는다. 죄값을 치른 뒤 병역 판정 검사를 다시 받아야 하며 그에 따라 병역 의무를 새로 이행해야 한다. 부정한 신체검사와 경우는 다르지만 가수 싸이는 산업기능요원으로 군복무를 하던 중 위법사실이 드러나 다시 현역처분을 받아 현역으로 만기 제대 했다. 남성들이 가장 두려워한다는 악몽인 군생활 두번, 재입대를 한 것이다. 박태훈 기자 buckba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