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日 기혼자 미팅회…"엄마 아닌 여자로.."

일본에서 가정을 둔 기혼자들의 은밀한 만남이 문제로 지적됐다.

친구 이상 불륜 미만의 관계를 원하는 기혼 여성의 참가가 증가하고 있다.
“위험한 선을 넘지 않으면 괜찮다”

가정을 둔 이들이 일상 생활에서 벗어나 다른 이성을 찾는 ‘기혼자 한정 미팅(이하 기혼회)’이 은밀히 유행하고 있다.

맞벌이하며 자녀 2명을 키우는 36세 유부녀 A씨는 지난달부터 기혼회에 참여했다.
‘오랫동안 잃어버린 여성성에 대한 욕구‘로 기혼회에 참여했다는 그는 집·회사의 반복되는 생활과 육아에 쫓기는 일에 지쳐 수요일 퇴근 후 이곳을 찾는다.

그가 가입한 곳은 말장난처럼 ‘기혼자 서클’이라는 모임명으로 참가자들의 죄책감을 덜며 변명의 여지를 주고 있다.

그 역시 ‘서클’이라는 모임명에 이곳을 선택했다.
A씨는 “미팅이라면 아이와 남편에 대한 죄책감이 커지지만, 서클이라는 명칭이 마음의 장애물을 없앴다”고 말했다.

이들이 기혼회에 나와 하는 일은 주로 ‘대화‘라고 전해졌다.
여행을 좋아했다던 그는 결혼 후 빠듯한 살림살이에 지금껏 변변한 여행을 하지 못했다고 말한다.

그는 이 모임에서 50대 남성과 만나 여행과 관련한 대화를 나눈다.
A씨는 “대머리에 배 나온 아저씨지만 무의식중 그의 여행담에 매료됐다”고 말했다.
기혼회 참가자들은 일정 규칙을 정해 선을 넘지 않으려 한다고 전해졌다. 방송에서는 포옹과 키스는 괜찮지만 그 이상은 하지 않는다고 설명한다.
한편 기혼회는 참여자들에게 비밀이 보장된 장소를 제공하며 남성 1만엔(약 10만원), 여성 5000엔(약 5만원)의 참가비를 받고 있다. 모임은 보통 남녀 10여명이 짝을 이뤄 미팅한다.

미팅 참가자들은 모두 기혼자여서 처음 만난 상대로부터 ‘나와 같은 사람’, ‘나를 이해해주는 사람’ 이라는 생각에 쉽게 거리가 좁혀진다고 전해졌다.

또 규칙을 정해 선을 유지한다. 반면 모임 후 2차는 참가자 합의에 결정되는 만큼 주최자는 뒷일에 책임지지 않는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사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