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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명진 교수의 생사람 잡을 뻔한 음성 분석? 'PD수첩' 의혹 제기


MBC 'PD수첩'이 '소리박사'라 불리며 음향 전문가로 알려진 배명진(사진) 교수에 대한 의혹을 다뤘다.

숭실대학교 소리공학연구소장 배명진 교수는 ‘소리’와 관련된 사건 사고가 있을 때마다 신문과 방송에 빠지지 않고 등장해 왔다.

25년간 언론에 약 7천 번 출연하며 국내 최고의 음향전문가로 알려진 배명진 교수의 음성 분석이 과학적이지 않다는 학계의 제보가 'PD수첩'에 접수됐다.

'PD수첩' 측은 배명진 교수의 음성 분석 결과로 한 남성이 억울하게 범인으로 지목될 뻔했던 사연을 소개했다.


2012년 제주시 도남동의 한 하천 바닥에서 제주방어사령부 소속 김 모 하사의 시신 한 구가 발견됐다.

자살인지 타살인지 명확하게 결론나지 않아 의혹 속에 잠겨있던 이 사건은 배명진 교수의 목소리 분석으로 커다란 전환점을 맞는다.

당시 유가족은 시신을 발견, 공중전화로 119에 전화해 해당 사실을 알린 ‘익명의 신고자’를 범인으로 의심하고 있었던 상황. 


배명진 교수는 ‘익명의 신고자’의 목소리가 바로 죽은 김 모 하사의 부대 선임의 목소리와 매우 유사하다는 충격적인 분석 결과를 내놓았다.

배명진 교수의 음성분석으로 인해 부대 선임이 김 하사의 죽음에 아주 깊이 연관되어 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배명진 교수의 음성 분석은 얼마 뒤 뒤집혔다.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음성분석 결과 ‘익명의 신고자’와 부대 선임은 ‘다른 사람’임이 밝혀진 것.

당시 지명수배자였던 '익명의 신고자'는 휴대전화를 사용할 수 없어 공중전화를 사용했던 것이었다고. 


'PD수첩' 제작진과 만난 김 하사의 유가족은 "의심의 여지도 없이 그냥 (배명진 교수의 음성 분석 결과를) 믿었다. 당연히 부대 선임이 범인이구나라는 생각을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 사람(배명진 교수) 때문에 혼선만 빚었다"면서 기가 막힌 상황에 한동안 말을 잇지 못했다.

잘못된 음성 분석으로 억울하게 범인으로 지목될 뻔했던 부대 선임과, 김 하사 죽음의 진실을 찾기 까지 너무 먼 길을 돌아온 유가족.


이러한 의혹 제기에 숭실대 홍보팀 관계자는 "소리공학연구소는 학교 연구소로 그거 외에는 확인하지 않는다"면서 불거진 의혹에 대해서는 답변할 책임이 없다고 밝혔다.


배명진 교수는 "소리공학연구소가 25년 됐다. 그럼 전문가다", "인터넷에 제 업적을 검색해보라"는 반응을 보였다.

‘국내 최고 소리공학자’라는 권위에 가려져 그 동안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배명진 교수의 음성분석의 실체에 높은 관심이 모아졌고, 시청률이 소폭 상승했다.

23일 시청률 조사회사 닐슨코리아에 따르면 22일 밤 방송된 MBC 교양프로그램 'PD수첩'은 전국 기준 4.9%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이는 지난 방송이 기록함 4.9%보다 0.5%P 상승한 수치이자 동시간대 방송된 지상파 프로그램 중 두 번째로 높은 기록이다.

뉴스팀 han62@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