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동준의 한국은 지금] "불편해요" 쩍벌남, 다꼬녀 입력 2018-04-07 10:59:30, 수정 2018-04-07 13:18:09 봄기운이 완연했던 한가로운 오후. 전철 안에서 남녀가 싸우며 고함치는 소리를 듣게 됐다.
개인차가 있겠지만 남성들은 ‘남자답게’라는 말을 들으며 자란다. 여성도 ‘여자답게’라는 말을 들으며 자라는데 여기서 차이가 발생한다. 여성의 경우 치마를 입고 다리 벌리고 앉으면 노출이 발생하는 등의 이유와 어른들이 ‘조신하지 못하다’는 지적으로 어릴 때부터 다리를 가지런히 하는 습관이 들지만 남성은 그와 반대다. 남성이 다리를 가지런히 하면 “사내자식이 OOO”라는 말을 시작으로 남자답지 못하다는 지적을 받는다. 또 동성 간에서도 이러한 고정관념이 적용돼 의식적으로라도 다리를 넓게 벌리곤 한다. 이러한 행동이 습관이 되고 습관이 굳어져 당연한 일이 되어 앞서 B씨처럼 의도치 않은 민폐로 이어지게 된다. 이러한 모습은 우리 가정에서도 쉽게 확인할 수 있을 거로 보인다. 남매가 부모, 특히 어르신 앞에서 다리를 넓게 벌리고 앉으면 여성은 지적받지만 남성에게 제재가 가해지지 않는 게 보통이다. 오히려 남성에게는 ‘다리 펴고 앉아라’라는 호통이 떨어진다. 한편 민폐는 다리를 꼬고 앉은 여성에게도 있다. 다리를 꼬고 앉으면 한쪽 다리가 앞으로 뻗어 나와 옆이나 앞사람의 다리를 신발로 차게 된다. 또 지나다니는 사람의 통행을 방해하는 등 쩍벌남만큼 다른 승객에게 불편을 끼친다.
다리를 꼬고 앉으면 골반에 나쁜 영향을 준다는 건 많이 알려진 사실이다. 여기에 더해 다리를 벌리고 앉는 것도 다리를 꼬고 앉는 것만큼 골반에 나쁘다는 게 전문가들 의견이다. 일본 카이로프라틱 그룹과 국내 전문가 의견에 따르면 다리를 넓게 벌린 자세를 취하면 허리가 앞쪽으로 쏠리거나 등만 뒤쪽으로 기댄 채 비스듬하게 앉게 돼 척추에 부담을 가중시켜 허리디스크를 발생시키는 요인이 된다고 지적한다. 이어 엉덩이뼈(천골)부터 종아리까지 다리 전체에 부담이 가해지면서 고관절 통증, 요통, 무릎 통증의 원인이 된다. 심한 경우 신경통을 앓게 돼 걷기 어려울 정도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출퇴근길 대중교통이나 사무실, 가정 등 일상에서 반복되는 바르지 못한 자세가 습관이 되면 자세교정과 치료를 위해 큰 비용이 발생한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했다. 한편 취재 도중 일부 남성들 사이에서 다리를 벌리는 모습과 행동을 ‘정력’과 연관 지어 생각하는 경우가 있었다. 이에 전문가들은 “남성은 장시간 다리를 모으고 앉으면 고환에 다소 압박이 따르긴 하지만 정력에는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선 그어 말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해는 5월 말부터 때 이른 더위가 시작된다고 한다. 더위가 시작되면 여름철 불청객인 불쾌지수도 기온과 함께 상승한다. 땀 나고 불쾌지수 높은 여름이 오기 전 내 건강은 내가 지킨다는 생각과 작은 배려가 더해지면 올여름은 보다 쾌적한 환경을 만들 수 있을 거로 보인다. 이동준 기자 blondie@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