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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톡톡 플러스] "OO대게, 산지 가서 먹어도 비싸다?"

A씨는 "중간에서 마진 떼먹는 이들 때문에 물가가 더 오른다"며 "사재기 등 불법 일삼는 게 있으면 다 적발해 형사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B씨는 "유통마진 자체가 불법은 아니지만, 이 비중이 가격의 절반에 육박한다면 이는 문제 아니냐"며 "그만큼 중간에 떼먹는 이들이 많다는 것이며 거품인 것"이라고 강조했다.

C씨는 "유통회사 없으면 산지에 있는 농축수산물을 전국 각지 소비자가 어떻게 직접 찾아 소비하냐"며 "유통도 최종소비까지 이르는 중요 과정 중 하나"라고 말했다.

D씨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제한은 최소화해야 한다. 유통마진 줄인다고 정부가 각종 규제하면, 관련 산업 줄줄이 도산한다. 불법인 걸 제하곤 최대한 규제를 풀어야 가격이 안정된다"고 밝혔다.

E씨는 "과일이나 채소는 일반 공산품 대비 중간마진이 적다"며 "재고 관리도 힘들고, 부패해 버리는 것도 많으며, 유지비용도 많이 든다"고 전했다.

F씨는 "일반 소비자가 산지 가서 직거래해도 가격이 높은 편"이라며 "산지 구매도 바가지 씌우려하는 업자들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G씨는 "농축수산물 유통업계도 적폐다. 생산자는 소형차 타고, 유통업자는 고급차 타는 게 현실"이라며 "유통업계 착취나 갑질이 있다면 조사해 발본색원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H씨는 "산지에 가서 직접 산물을 구입해도 마트에서 사는 것과 가격이 별반 다르지 않다"며 "유통업체들은 돈을 버는데, 운송업자들은 빚만 늘어나는 헬조선"이라고 비판했다.

명태·고등어·갈치·오징어 등 식탁에 많이 오르는 수산물 4개 품목에서 유통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51.8%인 것으로 나타났다.

소비자가 부담하는 수산물 값이 1000원이라고 할 경우 생산자 수취가격이 482원, 도소매 유통비가 518원을 각각 차지한다는 뜻이다.

해양수산부는 최근 수산물 생산·수급현황과 산지-도매-소매단계의 수산물 유통경로·비용 등의 내용을 담은 '2017년 수산물 생산 및 유통산업 실태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유통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명태 66.3%, 고등어 56.7%, 갈치 44.7%, 오징어 45.9%다. 4개 품목 평균은 지난해 생산량 가중치 적용시 51.8%다.

이 기준에 따라 보면 유통비용은 산지에서 83원, 도매 단계에서 140원, 소매 단계에서 295원이었다. 소매단계에서 유통비용이 높은 이유는 수산물 신선도 유지를 위한 추가비용 발생, 손질 및 포장 등 상품성 제고 노력, 매장 유지관리비 등에 따른 것으로 조사됐다.

해수부 측은 "명태는 냉동 상태로 유통되다 보니깐 냉동 창고 비용이 증가한다. 그래서 간접비용이 늘어난 것"이라며 "반면 선어는 냉동되지 않아서 비용이 적게 들고 유통이 빨리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쌀, 감자, 고구마, 양파 등 농산물 주요품목 평균 유통비용은 53.4%로 집계됐다"며 "이와 비교해보면 유통비용이 아주 높은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수산물 값 1000원 중 도소매 유통비 518원

이번 조사는 2016년 3월 시행된 '수산물 유통의 관리 및 지원에 관한 법률(수산물 유통법)'에 따라 수산물 유통발전 기본계획 등 관련 정책을 효율적으로 수립하기 위해 올해 처음 실시됐다. 지난해 3~12월 실시됐으며, 수산물 유통 전반에 대한 실태조사와 4개 대중성 품목별 유통실태조사로 나눠 진행했다.

지난해 수산물 총 생산량은 374만3000톤으로 2016년(327만톤) 대비 14.5% 증가했다. 이 중 양식어업 생산량이 231만톤으로 2016년(187만2000톤) 대비 24.3% 늘어나며 전체 생산량의 62%를 차지했다.

연근해어업 및 원양어업 생산량은 전년 대비 각각 2.1%, 3.5% 증가한 92만7000톤, 47만톤으로 집계됐다. 2016년 기준 수산물 국내생산량은 327만톤, 국내소비량은 439만톤으로 2016년 수산물 자급률은 2015년(71.5%)에 비해 소폭 상승한 74.5%로 파악됐다.

지난해 수산물 전체 계통출하율은 39.4%로 조사됐다. 계통출하는 수산물을 수협 유통체계(산지 위공판장)를 통해 출하하는 것을 말한다. 그중 연근해 수산물의 경우 계통출하가 87%, 기타 유통도매업자 등을 통한 비계통출하가 13%를 차지했다. 가장 많은 물량이 유통되는 곳은 지역 전통시장(35~40%)으로, 소비지 도매시장(17~22%)에 비해 2배 가량 많았다.

양식산 수산물의 계통출하율은 28.8%이며, 이 중 생산액 비중이 가장 높은 활어(34.2%)의 경우는 약 40%가 계통출하, 나머지 60%가 산지 수집상을 통해 출하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원양산 수산물은 원양선사와 도매업자간 거래를 통해 저장·가공업체로 유통되는 비중이 40~45%, 소비지 도매시장과 전통시장으로 유통되는 비중이 35~40%였다.

◆수산물도매시장 중도매인 규모 비교적 영세해

2016년 기준 전국 산지위판장은 213개이며, 총 거래물량은 114만4000톤, 거래금액은 3조5749억원으로 조사됐다.

거래되는 수산물 형태는 선어가 51.1%로 가장 많았다. 산지위판장 유통종사자는 총 7145명으로 조사됐으며, 이 중 중도매인(위판되는 물건을 사는 사람)이 3744명으로 52.4%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전국 소비지 도매시장 중 수산물을 취급하는 도매시장은 총 18개소로, 거래물량은 41만4000톤, 거래금액은 1조4731억원으로 확인됐다. 그 중 생산자 개인출하 비중이 46.8%로 가장 높았다.

도매시장 유통종사자는 총 3355명이며 중도매인이 1507명으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전국 수산물 도매시장 중도매인의 연간 매출액은 대부분(77.3%) 10억원 미만에 불과해 규모가 영세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등어는 99%를 계통출하하고 있으며, 최근 자원감소 및 소형화로 인해 저장·가공업체 유통비중(60%)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오징어 계통출하율은 64.6%이며, 오징어 선어의 경우 소비지 도매시장으로의 유통물량(35%)이 가장 많았다.

갈치는 98.8% 계통출하하고 있으며, 갈치 선어의 경우 지역전통시장(소매상)으로 38%, 대형소매업체로 30%가 유통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원양어업 생산량이 100%인 명태는 전량 냉동형태로 비계통 출하되고 있으며, 가공업체로의 유통물량(54%)이 가장 많았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