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길의생물의신비] 겨울별미 대구 입력 2018-02-22 17:02:10, 수정 2018-02-22 21:00:05 ![]() 며칠 전 설 명절을 잘 보내라고 경남 거제에 사는 제자가 대구를 보내와 오랜만에 시원한 국물과 뽀얀 토막 살점을 푸짐하게 먹었다. 대구는 남달리 입이 커 대구어(大口魚) 또는 구어(口魚)라고도 한다. 대구는 수심 10~500m 해역에서 사는 심해어로 몸길이는 최대 1m이며 무게는 9kg까지 나가는데, 외형적으로는 위턱이 약간 길고 바닷고기 중에서는 드물게 아래턱에 메기수염 닮은 턱수염이 한 개 달려 있다. 대구는 바닷물고기 먹이사슬 중 가장 위에 자리한 포식자로 이빨이 날카로워 어패류·두족류·갑각류 등을 닥치는 대로 잡아먹고 제 새끼마저 삼켜버리는 매우 사나운 물고기이기도 하다. ![]() 대구 살엔 피로해소에 탁월한 아미노산 성분 메티오닌이 많고, 혈행개선에 도움을 주는 오메가-3가 넉넉하게 들어 있으며, 간유(肝油)에는 야맹증과 골다공증에 좋은 비타민A·D가 많다. 대구는 버릴 것이 없는 생선으로 알은 알젓, 창자는 창난젓으로, 수컷 정소(精巢)인 이리(곤이)는 탕에 넣어 먹는다. 대구 머리로 만든 국과 찜은 해장에 좋다. 대구탕은 이제 사시사철 음식이 됐지만 그래도 요즘 같은 겨울에 먹어야 제격이다. 권오길 강원대 명예교수·생물학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