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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선거에서 시선을 끌었던 이색 군소정당 후보

'허본좌' 허경영 2019년까지 피선거권 중지

역대 대통령 선거에서 군소정당 후보는 유력 주자 간 팽팽한 대결 구도에서 긴장을 완화하는 이야기거리로 회자되곤 했다. 특히 '허본좌'로 불리며 유명인사가 된 허경영씨와 '불심으로 대동단결'을 외치던 호국당 김길수씨를 기억하는 이가 많다.

이들의 면면을 들여다보면 기상천외한 공약으로 유명인이 된 케이스다. 특히 허씨는 군소정당 후보 중 가장 인지도가 높은 인물이다. 그는 1997년 15대 대선에 공화당 후보로 출마한 데 이어 2007년 17대 대선에도 경제공화당 후보로 출사표를 던졌다.

15대에서 0.15%(3만9,055표), 17대에서 0.40%(9만6,756표)의 득표율을 올렸다. 17대에서 나름 득표율이 상승한 것은 실현 가능성이 저조한 이색 공약에 호응한 사람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그의 공약 다수는 '국민에게 돈을 나눠준다'를 골자로 했다.

그의 공약은 ▲모병제 실시 ▲국회의원 100명으로 축소 ▲출산 시 출산 수당 3000만원 지급 ▲65세 이상 노인에게 매달 70만원 지급 ▲신용불량자 20년 무이자 융자 제공 등이다. 이후 남경필 경기도지사가 모병제 도입을 주장하고 국회의원 축소를 요구하는 목소리도 커지는 등 그의 공약이 어느 정도 현실성을 갖게 된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그에게 '황당 후보'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긴 어렵다. 축지법과 공중부양에 능하다고 주장하면서 당선 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결혼하겠다고 공언하는 등의 돌출 행동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는 박 전 대통령과의 결혼 주장으로 인해 허위사실 유포 혐의로 기소, 대법원에서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2009년 출소했지만 형 집행 종료 이후부터 10년 동안 피선거권이 제한돼 2019년까지 출마할 수 없다.

16대 대선에서 김길수씨는 호국당 후보로 나서서 '불심으로 대동단결'을 주창, 0.20%(5만1,104표)의 득표율을 얻었다. 승려복을 입은 채 등장한 그의 포스터는 사람들의 눈길을 잡아끌었다. 이후 그는 대통령에 당선되면 국무총리를 시켜주겠다며 대선 등록금과 선거 자금 명목으로 6억원을 받는 등 총 88억원 상당을 받은 혐의로 구속된 바 있다.

한얼교의 창시자인 신정일 전 한온그룹 총재도 빼놓을 수 없다. 그는 노태우 대통령이 당선된 13대 대선에서 한주의통일한국당 후보로, 15대 대선에는 통일한국당 후보로 출마해 득표율 0.20%, 0.23%를 기록했다. 1999년 고인이 된 그는 비무장 지대에 제 3의 국가를 만든 뒤 이를 바탕으로 남북통일을 이루겠단 공약을 내걸었다.

지난 2015년 한얼교는 창교 50주년을 맞아 한얼교의 성지로 일컬어지는 강화도 '한얼온궁'에서 한기 50년 '한얼절' 행사를 열기도 했다.

현재 정식 대선 후보의 기탁금은 3억원이다. 예비 후보로 등록하려면 3억원의 20%인 6,000만원을 선납해야 한다. 기존 대선 기탁금은 5억원이었으나 18대 대선부터 3억원으로 하향 조정됐고, 예비 후보 기탁금 규정은 이때부터 적용됐다. 예비 후보 기탁금 규정이 신설되면서, 17대 대선에서는 예비 후보 등록자가 186명에 달했지만 18대에서 18명으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