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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스토리] "캐릭터 재현… 판타지 충족시켜 보람"

프로 코스어 ‘레브’ 강수빈 씨 / 중학생 때 취미로 시작해 직업 삼아 "좋아하는 일 해 자부심… 유망 직종"

LOL 잔나 코스프레
‘코스프레’를 직업으로까지 삼은 이들이 있다. ‘프로 코스어’. 아직은 낯선 이름이다. 강수빈(24·여·사진)씨는 이름보다 닉네임 ‘레브’로 불리는 게 더 익숙하다는 코스어다. 중학생 때 취미로 코스프레를 시작했고 2014년 여름 아르바이트 삼아 코스프레 팀에 발을 디딘 것이 지금에 이르렀다.

“국내에서 아직 보편화하지 않았지만 충분히 유망한 직종이에요. (코스프레)시장이 넓지 않아 수입이 안정적이진 않지만 자부심과 보람을 느낄 수 있죠. 게임이나 애니메이션 캐릭터를 좋아한다면 도전해볼 만해요.”

얼핏 모델 일과 비슷해 보이지만 코스어들은 “다르다”고 입을 모은다. 캐릭터의 옷을 만들어 입는데 그치지 않고 해당 캐릭터의 세계관을 표현해야 하기 때문이다. 강씨는 “섭외가 들어오면 우선 위키백과 검색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캐릭터를 연구한다”며 “사진만 이쁘게 나오는 게 아니라 캐릭터의 라이벌 구도나 성장배경 등 스토리 등 디테일을 연출한다”고 설명했다.

여성 코스어는 ‘선정성’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일부 코스어들이 캐릭터와 상관없이 노출을 하거나 야한 포즈를 취하는 경우가 있다. 강씨는 “캐릭터의 이해를 떠나 노출만 부각하는 것은 문제다. 코스프레를 노골적으로 이용하는 모습에 화가 날 때도 있다”고 꼬집었다.

국내 코스프레 시장은 저변이 빈약하다. 1∼3월 ‘비수기’엔 일거리가 아예 없는 경우도 많다. 대중의 시선이 곱지 않게 느껴질 때도 많다. 그러나 강씨는 “수입이 넉넉하지 않아도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어 만족스럽고 대중의 ‘판타지’를 직접 충족시켜줄 수 있어 뿌듯하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창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