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 스토리] "기회 잃은 한해 700명 선수들 프로무대 재도전 맞춤형 교육" 임호균 야구학교 감독 입력 2017-02-10 16:49:46, 수정 2020-10-06 13:47:08
임호균(61·사진) 야구학교 감독은 한국 프로야구에서 전설적인 기록을 갖고 있다. 삼미 슈퍼스타즈와 롯데 자이언츠, 청보 핀토스 등에서 선수로 지낸 그는 롯데 시절 역대 최단 시간 경기, 청보 시절 최소 투구(73구) 완봉승을 올렸다. ‘컨트롤 아티스트’로 불리며 야구사의 획을 그은 임 감독은 LG와 삼성에서 투수코치를 거쳐 최근 야구 ‘미생들의 아버지’로 변신했다.
9일 경기도 성남시 야구학교에서 만난 임 감독은 “1년에 600∼700명의 선수가 갈 곳이 없어 도태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이 선수들이 다시 한 번 기회를 얻길 바라는 마음에 팔을 걷었다”고 취지를 설명했다.
야구학교는 스포츠 통계 전문업체인 스포츠투아이가 설립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공식 기록을 담당하는 스포츠투아이 관계자들은 데이터를 관리하며 야구 일을 맡아오던 중 유소년 야구 기반이 취약한 점을 안타깝게 여겼고 규모를 키운 뒤 관련 사업에 직접 뛰어들었다. 임 감독은 “일반 야구교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실내훈련장뿐 아니라 재활센터를 갖췄다. 또 투구 데이터를 과학적으로 분석해 단순히 코치 개인 의견이 아니라 실제 자료를 보여주며 선수들의 기량 향상을 돕는다”고 장점을 나열했다.
지난해 11월 문을 연 야구학교는 프로에 입문하지 못한 선수들 외에도 청소년 야구 선수들이 과외 수업을 한다. 학교 야구부에 소속돼있지만 부족한 부분을 야구학교에서 메우는 셈이다. 임 감독은 “한 학교에 30여명의 선수들이 있는데 지도자가 그 선수들을 한 명씩 일일이 가르쳐주지 못한다. 지도자 입장에서는 당장의 성적이 급급하다보니 선수들의 기본기를 기르는 데 현실적으로 많은 시간을 쏟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여기에서는 재활이나 개인기 향상 등 학부모가 필요한 가려운 부분을 긁어주려 한다”고 강조했다. 프로 선수 중에는 팀에서 방출되거나 전지훈련에 가기 전 컨디션을 끌어올리기 위해 겨우내 이곳에서 땀을 흘리기도 한다.
임 감독은 야구학교 같은 시스템이 전국적으로 늘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 감독은 “이런 시스템을 겸비한 시설들이 늘어나야 아마추어 야구가 발전한다”며 “어린 선수들인데 과도한 운동량 때문에 부상해서 오는 경우가 적지 않다. 선수들 신체조건과 장단점을 파악한 뒤 맞춤형 교육을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성남=최형창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