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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패해도 포기 말고 다시 뛸 의지 있어야”

김한균 코스토리 대표

코스토리는 요즘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신흥 화장품회사다. 1985년 원주에서 태어나 자란 김한균 대표가 청년창업 성공의 주인공이다. 중고교 시절부터 화장품에 관심이 많았다고 한다. 대학에서도 복수전공으로 피부미용을 공부했고 화장품 관련 글도 인터넷에 올리며 주목받는 블로거가 됐다. 대학 졸업 후엔 자연스럽게 화장품 회사에 취업했고 2년 후 직접 화장품 제조업에 뛰어들었다.

“정형화된 조직 안에선 제 뜻을 펼 기회도 적다 보니 자연스럽게 ‘내 사업’을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습니다.”

김 대표의 창업은 2012년 3월 원주 한 창업보육센터 8평 사무실에서 시작됐다. 첫 히트상품은 아기들을 위한 유기농 오일. 아토피 피부염 증상이 생긴 딸을 위해 직접 만든 오일이 좋은 효과를 거두자 1병에 3만8000원씩 ‘아빠가 만든 화장품’이란 소박한 브랜드로 판매하기 시작했다. 처음 100개를 만들어 완판한 후 500개를 만들고 다시 1000개를 만드는 식으로 사업을 키워 나갔다.

창업 5년 만에 코스토리는 파파레서피, 크로스킨, 로즈브라이드, INGA 등 총 4개 브랜드에서 남녀 화장품 80여종을 판매하는 화장품 회사로 성장했다. 지난해 올리브영 등 대형 유통매장에 입점하면서 코스토리 매출액은 160억원을 넘겼다. 특히 중국 등에서 ‘파파레서피 봄비 꿀범벅 필오프팩’이 누적 판매량 1억5000만개의 대박을 터트렸다. 상반기 매출액이 이미 500억원을 넘긴 것으로 추산된다.

김 대표는 “초기에는 직원 2명 월급 주기도 힘들어서 낮에는 회사에서 일하고 밤이나 주말에는 배달·막노동을 해가며 회사를 이끌어왔다”며 “창업 5년 동안 가장 잘한 일이라면 직원 월급을 항상 제때 준 것”이라고 말했다.

청년창업 범람 풍토에 대해서도 그는 “성공 가능성이 1%라면 그 1%에 목숨을 걸 수 있을 때 창업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하루에 서너시간만 자고 주말도 없이 일할 수 있어야 합니다. 실패하면 그 과정에서 얻은 경험·교훈으로 다시 창업에 나설 정도의 의지가 있어야 합니다.”

“혹시 금수저 출신이 아니냐”는 질문에 그는 “원주에서 큰 카센터를 운영하시다 1998년 외환위기 때 도산한 아버지가 지금은 원주 물류팀에서 직원으로 일하시고 대학교·대학원 학비를 모두 ‘알바’로 충당했다”고 말했다.

“5년 창업 중간에 사기를 한 번 당해 전 재산을 날린 적도 있었지만 희망을 잃지 않고 계속 도전해 왔습니다. 창업 아이템이 중요한 게 아니라 뜻을 같이하는 동료가 중요합니다. 좋은 동료와 같이 일할 수 있어 행복합니다.”

박성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