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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증시 60년①]상장사 12개로 시작해 세계13위로 '우뚝'

현재 시가총액 1400조로 성장…한국경제의 나침반
지주회사 전환·새로운 성장동력 창출 등 과제 산적

한국거래소 서울사옥 전경
사진=한국거래소
1956년 3월3일 대한증권거래소로 시작한 한국거래소가 3일 출범 60주년을 맞았다.

지난 60년 동안 한국 증시는 기적 같은 성장을 이뤄낸 한국 경제를 지원해왔다. 기업에는 증시의 본래 목적인 자금 조달의 창구로서 충실히 역할을 해왔고,  우리나라 경제의 상황을 보여주는 나침반으로도 기능을 했다.

한국거래소는 12개 회사와 시가총액 150억원으로 출발해 현재는 상장사 2039개, 시가총액 1400조원(지난 1월말 기준)으로 괄목할만한 성장을 이룩했다.


60년 전 대한증권거래소로 시작한 한국 증시의 출발은 초라했다. 출범 당시 상장된 기업은 조흥은행, 저축은행 등 은행 4개사, 대한해운공사, 경성전기, 경성방직을 비롯한 일반기업 6개, 대한증권거래소와 한국연합증권금융 등 총 12개에 시가총액은 150억원에 불과했다.

이후 1963년 5월3일 대한증권거래소는 공영제인 한국증권거래소로 전환됐고 1968년에는 ‘자본시장 육성에 대한 법률’이 만들어져 법률적인 근거를 마련했다.

경제성장이 본격화하던 60년대를 넘겨 70년대에 들어오면서 호가집계표를 활용한 개별경쟁매매로 전환(1975년 1월4일) 됐고,이어 전산화 조치로 발전의 전기를 맞는다.

개별경쟁매매는 상장종목을 배정한 뒤 호가표를 이용해 호가하고 호가집계표를 통해 시가를 결정·매매하는 방식으로, 수신호와 나무막대를 이용한 기존방식(격탁매매)보다 진일보한 거래방식이었다.

거래소는 1977년 9월20일 한국증권전산(현재 코스콤)을 설립해 증권시장의 전산화에 박차를 가했다. 또 기업공개촉진법이 공포되면서 상장회사도 크게 늘어 1973년에는 거래소 상장기업은 100개를 넘어서게 됐다.

한국 증시와 금융투자업계의 발전은 1980년대에 본격화한다. 1970년대 후반부터 이어진 기업들의 상장과 증시제도의 정비는 증시 대중화의 밑거름이 됐다.

1983년 1월4일 시가총액식 종합주가지수가 도입되면서 100으로 시작된 코스피 지수는 1986년 4월1일 200포인트를 최초로 돌파하며 쾌속성장을 이어갔고 1987년 8월19일에는 500선을 넘어섰다.

1988년에는 12월 코스피 지수는 900선을 넘겼고, 전산매매제도가 도입되면서 더 많은 투자자들이 시장으로 몰려들었다. 그리고 1989년 3월31일에는 1000포인트를 넘으며 드디어 코스피 1000시대를 열었다.

코스피 지수의 흐름
자료=한국거래소

1990년대에는 증시의 질적인 성장이 두드러졌다. 특히 1992년부터 외국인의 국내주식 직접투자가 허용돼 유동성 공급이 더욱 개선됐고 선물과 옵션시장도 개설됐다.

1996년 7월1일에는 중견기업과 중소기업 등 성장성이 높은 기업들의 원활한 자금조달을 위해 코스닥 시장이 개설됐고 경제의 성장과 늘어난 유동성은 증시에 호황을 불러왔다.

물론 1997년 사상 초유의 IMF외환위기가 터지면서 거래소와 한국증시는 큰 시련에 봉착했지만 위기를 빠른 시간 내에 위기를 극복했고 2007년 7월25일에는 2000선을 돌파했다.

2000년대 들어 한국 증시는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맞아 다시 한 번 크게 휘청거렸으나 이내 회복을 했고 현재 코스피 지수는 1900~2000선을 내외에서 움직이고 있다.

60년이 넘는 역사 동안 거래소는 미약한 출발과 대비되는 엄청난 성장을 일궈냈다.

이제 코스피 시장에는 770개 기업, 코스닥에는 1157개 기업이 상장돼있고 시가총액은 1400조원으로 전 세계 13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또 말레이시아, 베트남 필리핀 태국 등에 거래소 시스템을 수출하는 등  기술적 측면에서도 인정을 받고 있다.

그러나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적지 않다.  거래소의 지주회사 전환과 상장이 당면 최대 현안이고, 기존 매매 수수료 이외의 미래 먹거리 창출 등  새로운 성장 동력 마련도 시급하다.

또 코스피 2000시대가 열렸지만 10년에 가까운 세월 동안 2000선을 전후로 성장이 정체된 답답한 증시 현실이나 확실한 주도주의 부재 역시 한국 자본시장의 동반자인 한국거래소가 풀어야 할 숙제다.

강중모 기자 vrdw88@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