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뷰]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 시작과 끝이 격돌한다 입력 2014-07-09 10:41:41, 수정 2014-07-09 10:57:06 ![]()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은 프랭크린 J. 샤프너 감독의 ‘혹성탈출 1’(1968)으로 시작된 오리지널 시리즈 5편, 그리고 2001년 개봉한 팀 버튼 감독의 리메이크작에 이은 리부트 버전인 ‘혹성탈출’ 3부작 중 2부에 해당하는 작품이다. 개봉일을 얼마 남기지 않고 일주일 앞으로 연기해(7월16일→10일), 변칙 개봉 논란에 휩싸였지만 공개된 작품은 수준 높은 CG기술과 전편 못지않은 완성도로 관객들의 발길을 극장으로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 ‘혹성탈출’을 간략히 소개하자면, 인간과 유인원을 주인공으로 한 SF 블록버스터 시리즈물쯤 될까. 인간과 유인원의 목숨을 건 전쟁, 그 근저에는 인간의 이기심이 스스로를 파멸시키는 ‘종말’이라는 비극적 코드가 깔려 있다. 2011년 새롭게 선보인 ‘혹성탈출: 진화의 시작’은 1970년대 나온 오리지널 시리즈와 내용은 많이 달랐지만 담고 있는 세계관과 철학은 같았다. 1편이 유인원 무리의 리더인 시저(앤디 서키스 분)의 탄생과 성장을 다뤘다는 점에서 ‘프리퀄’에 가까웠다면, 개봉을 앞두고 있는 2편 ‘반격의 서막’은 종말 위기에 처한 인류와 공동체를 만들어 평화롭게 살아가던 유인원들이 일촉즉발 전쟁의 위기를 본격적으로 그리고 있다. 유인원과 인간은 왜 끝까지 서로를 신뢰하지 못하고 격돌 할 수밖에 없었는지 그 과정이 박진감 넘치게 130분 동안 펼쳐진다. ‘혹성탈출: 반격의 서막’은 1편 ‘금문교 사건’ 이후 10년이 흘러 삼나무숲(뮤어산)으로 숨어 들어간 유인원들이 그곳에서 자기들만의 사회를 만들어 평화롭게 사는 모습으로 시작된다. ![]() 반면, 멸망 위기인 인간들의 모습은 초라하기 그지없다. 1편에서 시작된 사상 최악의 바이러스 ‘시미안 플루’로 인해 전 세계 인구 대부분이 사망했고, 면역이 생긴 일부만이 살아남았다. 건축가 말콤(제이슨 클락) 일행은 다해가는 전력을 대체하기 위해 유인원들이 살고 있는 터전을 공략해야 한다. 한 마디로 인류의 시작과 끝이 격돌해야 하는 상황이다. 이런 아이러니한 상황은 다름 아닌 인간으로부터 비롯됐다. 그리고 시작점에 놓인 유인원들 역시 인간을 닮아간다는 사실은 충격과 공포로 다가온다. 예기치 못했던 ‘변화’를 맞으면서 유인원과 인간간의 신뢰는 점점 무너져 내리기 시작한다. “인간과 싸우길 원하지 않는다”는 ‘리더’ 시저의 철학도 흔들리게 된다. ‘좋은 인간’의 따뜻한 온기를 경험하고 자란 시저와 온갖 생체실험과 폭력, 학대에 시달려온 코바(토비 켑벨)의 노선은 처음부터 달랐다. 영화에 등장하는 여러 에피소드와 상황들(문명간의 충돌, 체제 전복, 혁명 등)이 어디서 보고 경험한 듯한 느낌을 주는 건 어쩌면 당연한 일인지도 모른다. 지금도 지구 어딘가에서는 이런 일들이 되풀이되고 있다. 인간으로부터 고통 받은 동물들이 이제 ‘반격’을 시작한다는 이야기는 외피에 불과했다. 전편을 뛰어넘는 CG와 시각효과, 모션캡쳐 기술은 ‘그래비티’의 영상혁명을 잇는다는 극찬까지 받았다. 동물 행동 연기의 일인자 앤디 서키스를 비롯한 제이슨 클락, 게리 올드만 등 배우들의 열연 또한 돋보인다. 하지만 너무 '리얼'한 나머지 내셔널 지오그래픽의 자연 다큐를 보는 듯한 '생 날 것'의 비주얼은 다소 호불호가 갈릴 것으로 예상된다. 12세관람가. 러닝타임 130분. 7월10일 개봉.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