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난 융합과학 이야기] (24) 초전도체 -243℃ 이상 온도에서 초전도성 보여 MRI·거대 강입자 충돌기 등 다각 활용 입력 2014-05-11 16:38:55, 수정 2014-05-11 19:35:20 휴대전화로 통화를 오래 하거나 노트북을 무릎에 놓고 작업을 하다 보면 열이 발생한다. 이는 전기 에너지의 일부가 열에너지로 전환됨을 의미한다. 따라서 가전제품의 효율을 높이려면 열의 발생량을 줄여야 한다.
그런데 전류가 흘러도 열이 나지 않는 물체가 있다. 20세기 초부터 많은 과학자가 매달려 온 연구 대상인 초전도체이다. 1911년 네덜란드의 과학자 오너스는 절대 온도 4K, 섭씨온도 -269℃라는 극저온까지 끌어내려 액체 헬륨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가 이렇게까지 온도를 내린 까닭은 전류가 흐를 때 열을 발생시키는 원인인 도체의 저항을 연구하기 위해서였다.
도체는 일정한 간격으로 원자핵을 포함하는 (+)이온이 놓여 있는 결정격자 구조를 가진다. 그리고 이 공간에 전하를 운반하는 자유 전자가 이동해 전류가 흐른다. 만약 이온이 정확하게 주기적으로 박혀 있다면 격자구조가 완벽해 자유 전자가 도체 내에서 아무런 충돌도 겪지 않게 된다.
그러나 일반적으로 도체 내에는 불순물과 결함, 이온들의 진동으로 격자구조가 완벽하지 못해 전자가 충돌을 하게 되고 열이 발생한다. 그래서 오너스는 도체의 온도를 상당 수준으로 낮추면 이온들의 진동 폭이 줄어 저항이 불순물과 결함만으로 결정되는 상태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헬륨이 액체 상태가 되는 극저온에서 금속 수은의 저항을 측정해 보았다. 그런데 놀랍게도 4.2K에서 저항이 완전히 사라졌다. 이것이 바로 오너스가 발견한 수은의 초전도 현상이다. 그는 이 업적으로 1913년 노벨상을 수상했다.
초전도체는 임계온도가 높을수록 실용화하기 좋다. 일반적으로 30K(=-243℃) 이상의 온도에서도 초전도성을 보이는 물체를 고온 초전도체라고 하는데, 현재 많은 과학자가 이보다 높은 임계온도의 초전도체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초전도체는 전기 저항이 없어 에너지의 손실없이 센 전류를 멀리 보낼 수 있다. 또 주변에 자석이 있을 때 자석에서 나오는 자기장을 밀어내는 성질이 있어 초전도 자기부상 열차(사진)를 만드는 데 이용된다.
초전도체는 병원의 자기공명영상장치(MRI)나 미래의 에너지원으로 기대되는 융합기술, 우주의 기원을 밝히는 거대 강입자 충돌기(LHC) 등에 이용되고 있다. 전력을 손실없이 보낼 수 있는 초전도 케이블도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미래엔 올드과학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