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를 꿈꾸게 한 컴퓨터… 그 역사 보고 많은 이들이 꿈 키웠으면…” 김정주 NXC 대표, 제주에 ‘꿈’을 세우다 입력 2013-07-08 18:03:19, 수정 2013-07-09 16:44:37 스마트폰과 태블릿PC의 등장으로 컴퓨터는 누구든 어디서나 쓸 수 있는 필수품이 됐지만, 30년 전만 해도 한국에서 컴퓨터는 쉽게 접하거나 소유할 수 없는 꿈의 기기였다. 당시 10대 소년이었던 엔엑스씨(NXC)의 김정주(45) 대표는 꿈의 기기로 진짜 꿈을 이룬 대표적 인물. 온라인 게임의 성공으로 조단위 자산을 소유한 ‘슈퍼부자’가 된 김 대표가 컴퓨터의 역사를 담은 컴퓨터박물관을 제주에 세웠다.
이날 15년 만에 공식 기자회견에 모습을 드러낸 김 대표는 “컴퓨터를 처음 쓴 게 1982∼1983년인데 서울에 컴퓨터가 몇대밖에 없어, 컴퓨터를 쓸 수 있는 교보문고를 찾곤 했다”고 옛 추억을 공개했다. 그렇게 프로그래머의 꿈을 키운 소년은 1994년 넥슨을 세우고 1996년 세계 최초의 대규모온라인역할수행게임(MMORPG)으로 평가받는 ‘바람의 나라’를 공개하며, 20대에 성공의 초석을 다졌다. 그는 “사람들이 컴퓨터를 어떻게 써오고 세상을 어떻게 변화시켰는지 담아내고자 했다”고 박물관 설립 취지를 밝혔다. 역사가 미래의 거울이듯이 컴퓨터의 역사를 보고 많은 이들이 또 다른 꿈을 만들었으면 하는 게 그의 바람이다. 제주시 노형동 한림수목원 인근에 들어서는 박물관은 지하 1층, 지상 3층(2445.68㎡) 규모로 세계 최초의 개인용 컴퓨터(PC)인 ‘애플Ⅰ’과 콘솔 게임기인 ‘마그나복스 오디세이’, 마우스(복각) 등 희귀한 IT기기들이 한자리에 모인다.
넥슨컴퓨터박물관은 대규모로 컴퓨터 관련 기기를 전시하는 아시아 최초 박물관이다. 미국의 스미스소니언, 뉴욕 현대미술관이 몇년 전부터 컴퓨터 관련 전시물을 수집하는 등 최근 세계적 박물관들이 컴퓨터의 역사를 보존하려는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박물관은 바람의 나라 초창기 버전의 복원작업도 시작했으며, 내년 넥슨 창립 20주년을 맞아 프로젝트 성과를 공개할 예정이다. 한편 김 대표는 게임의 미래와 관련해 “게임은 사람들이 가장 강하게 재미를 느끼는 장르”라며 “게임의 플랫폼이 바뀔 수는 있겠지만 사람들에게 재미를 제공하는 원래 목적은 바뀌지 않을 것이며 넥슨은 10년, 100년이 지나도 모두에게 짜릿한 재미를 줄 수 있는 게임 회사가 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제주=엄형준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