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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케미컬…자연 채광으로 냉난방, 전력 줄이고 쾌적하고

SK케미컬 본사 ‘에코랩’

지난전 17일 오후 5시 경기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 테크노밸리. 저녁 장사를 준비 중인 상가건물 1층과 인근 빌딩 1층 로비에는 벌써 조명이 밝혀져 있었다. 이 지역의 중심에 자리 잡은 SK케미칼 본사 빌딩인 ‘에코 랩’(Eco Lab)의 1층 로비는 조명 없이도 여전히 환해 대조를 보였다. 1층 로비의 안내 데스크에 앉아있던 여직원은 “볕이 좋으면 오후 6시까지는 조명 없이도 서류작업을 할 수 있을 정도로 밝다”고 말했다.

오후 6시 지하 1층의 구내식당에 가보니 지름 1m 정도의 원형 ‘전등’ 아래 직원들이 삼삼오오 모여 식사를 하고 있었다. 한 직원은 “외부인은 이 원형 조명을 흔히 전등으로 착각하는데, 지상의 독립형 채광기를 이용해 햇빛을 실내로 끌어들인 것”이라며 “자연채광이다 보니 전등보다 은은한 느낌이 더해 직원 만족도가 높다”고 설명했다. 로비뿐만 아니라 남향인 사무실도 낮에는 조명 없이 회의할 수 있다고 한다.

17일 오후 5시 성남시 분당구 동판교 테크노밸리에 있는 SK케미칼 본사 빌딩인 ‘에코 랩’ 2층 난간에서 직원들이 대화를 나누고 있다.
SK케미칼 제공
SK케미칼은 건물 설계 당시부터 자연채광을 조명과 난방에 이용해 에너지 비용을 줄일 목적으로 건물 내부 사무동과 실험동 중간을 비워뒀다. 전체 건물의 3분의 1 정도를 비운 셈인데, 이를 ‘아트리움’이라 부른다. 천장 개폐장치인 마이크로 루버를 통해 자연채광에 알맞은 광선만 통과시키고 있다. 아울러 공기 제어시스템을 가동해 환기는 물론이고, 여름철에는 상부 열을 밖으로 내보내 냉방용 전기를 절약하고, 겨울에는 상부 더운 공기를 밑으로 끌어들여 난방용 에너지를 절감한다. 에너지 설비를 담당하는 장석준 과장은 “이처럼 에코 랩에 적용된 친환경 에너지 절감기술만 101가지에 이른다”며 “지난해 에코 랩의 전력 소비량은 6944㎿h로 같은 크기의 일반 사무실의 절반 정도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2층에 가면 에너지 절감의 ‘일등공신’을 만날 수 있다는 안내 직원의 말에 발걸음을 서둘렀다. 이 직원은 2층 바닥의 급기구를 가리키며 “2층부터는 실내 바닥에 급기구를 배치해 냉각, 가열된 공기를 공급하는데 천장 급기 시스템에 비해 에너지 절감효과가 크다”며 “건물 에너지 절감의 30% 정도가 바닥 급기구에서 비롯된다”고 말했다. 여름철 바닥에서 차가운 공기가 나오면 천장에서 내려올 때보다 직원들이 훨씬 민감하게 체감할 수 있어 냉방기를 이용해 실내 온도를 낮추는 일이 적다고 한다. 겨울에는 더 따뜻하게 느껴 SK케미칼 직원들은 개인용 선풍기나 난방기를 쓰지 않고 있다.

2층에서는 에코 랩 내벽의 한곳을 장식한 벽천(벽에서 물이 흘러내리거나 뿜어 나오게 한 샘)이 내다보인다. 10m 높이의 초대형 숲 사진을 따라 흘러내리는 물로 이뤄져 있어 시각적인 시원함을 주고 여름에는 냉방 효과, 겨울 가습 효과가 크다고 한다. 김성우 홍보팀장은 “에코 랩은 일반건물에 비해 에너지 절감시설에만 5억5000만원이 더 들어갔다”며 “예상보다 절감효과가 좋아 애초 수지타산을 맞추는 데 8년을 예상했는데 5년7개월이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계식 기자 cult@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