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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우, 선천적 기도협착 극복한 인간승리 파이터

선전적 장애를 극복한 불굴의 파이터가 있다.

지난 13일 로드FC 11회 대회와 함께 치러진 영건스 7에서 8강과 4강 토너먼트를 통과하고 밴텀급 결승에 안착한 이길우(31·영등포팀파시)가 그 주인공. 당시 이길우는 8강 토너먼트에서 홍정기(28, 주짓수월드)에게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둔 뒤 이어진 4강에서 문제훈(30·익스트림컴뱃)을 1R 2분32초 만에 카운터 레프트펀치에 이은 파운딩으로 쓰러뜨리고 챔피언결정전에 안착했다.

하지만 이길우는 기뻐하는 동료와 달리 소리내 포효할 수 없었다. 바로 선천성 기도협착증을 앓고 있어 자유로운 호흡과 발성이 어려웠던 탓이다. 기도협착은 정상적인 호흡이 불가능한 증상으로 인해 절대적인 유산소 운동 및 대량호흡이 필요한 격투기 선수에게는 치명적인 장애다.

이길우는 갓 돌이 지났을 때부터 6개월 전까지 무려 25차례의 수술을 받았고, 현재도 병이 재발하면 바로 응급실로 달려가 수술을 받아야 한다.

역경을 극복하고 당당히 결승에 올라선 이길우의 소망은 소탈하다. 최근 주최사 미디어와 가진 인터뷰에서 이길우는 “나와 동료가 경기에서 좋은 성적을 거둔 순간 있는 힘껏 소리내 포효해보고 싶다”라고 했다.

힘든 신체적 장애를 딛고 파이터의 길을 걸어가고 있는 이길우는 “지금 이 자리에 만족하지 않고 반드시 밴텀급의 챔피언 자리에 올라 나처럼 선천적인 장애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고 싶다”고 전했다.

한편 로드FC 밴텀급 토너먼트 결승전은 6월22일 원주에서 열린다. 상대는 송민종(22·팀맥스)이다. 

권기범 기자 polestar174@sportsworldi.com
사진=로드F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