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인터뷰] 박세영 “자신에 갇힌 송하경, 안쓰러웠죠” 입력 2013-02-08 19:00:18, 수정 2013-02-09 16:31:41
![]() “종방연 메이킹 영상을 보고나서야 ‘진짜 끝났구나’ 실감했어요. 3개월간 함께했던 아이들이 종영 소감을 밝히고, 교복이 아닌 사복으로 마주하니 그때야 울컥한 감정이 몰려왔죠. 친구들과 동창회도 하자 약속했어요.” 배우 박세영은 KBS 2TV ‘학교2013’ 속 동급생 친구들처럼 스스럼없이 어우러졌던 지난 3개월을 떠올리며 아쉬움 가득한 소감을 털어놨다. ‘졸업’의 의미 또한 남달랐다. 3년의 고등학생을 마감했던 때와 ‘학교2013’ 3개월 촬영을 마친 기분은 사뭇 달랐다고. “고등학교를 졸업할 때는 성인이 된다는 기분에 신났어요. 이번엔 짧은 3개월이라 그런지 더 울컥했어요. 서로 이름을 부르며 일주일 만에 친해졌는데, 이젠 정들었던 아이들과 자주 볼 수 없을 것 같은 느낌에 북받치는 감정이 밀려왔어요.” 박세영은 극중 S대가 목표인 최상위권 학생 송하경으로 분했다. ‘승리고 김태희’는 얼짱 모범생 송하경을 가장 잘 설명해주는 수식어. 이에 박세영은 “김태희 선배님은 비주얼인 면도 뛰어나시고, 공부도 잘하셨기 때문에 잘 해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었다”고 솔직히 털어놨다. 박세영이 찾은 답은 승리고 2학년 2반 교실에서만큼은 '김태희’의 아우라를 풍겨야 한다는 것이었다. “더 예쁘고 공부도 잘하게 보여겠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전 아이들을 무시하고 제 할 일만 했어요. 한영우(김창환 분)가 오정호(곽정욱 분)에게 맞는 신에서 하경이는 이어폰을 꼈어요. 3~4회부터는 아이들이 떠드는 모습에 귀를 막다가 나중엔 조금씩 웃을 수 있는 여유를 보여주죠. 마지막에서야 마음을 열고 발랄한 고딩처럼 연기했어요.” ![]() ‘학교2013’은 학교폭력, 공교육 추락, 교원 평가, 치맛바람 등 다양한 학교문제를 짚는 데 주력했고, 자연스레 멜로는 뒷전으로 밀렸다. 현실을 담아낸 ‘명품 드라마’라는 극찬이 쏟아졌지만 배우로서 멜로의 부재에 대한 아쉬움이 남을 만하다. “처음엔 러브라인이 있다고 들었는데 리얼다큐처럼 학교 현실을 보여주다 보니 멜로 비중이 줄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러브라인은 고남순(이종석 분)-박흥수(김우빈)가 충분히 보여주지 않았나요?(웃음)” 송하경의 차갑고 굳은 표정은 고남순(이종석 분)을 향한 짝사랑으로, 절친 강주와의 우정으로 조금씩 온화하게 풀리기 시작한다. 박세영은 직접적으로 표현되진 않았지만 “하경은 고남순을 좋아했다”고 확신에 차 말했다. “하경이 남순이의 학급비를 도와준 것도 그 이유밖에 없을 것 같아요. 그렇지 않았다면 하경이 성격상 남순을 그냥 내버려두지 않았을까요? 멜로가 그려지진 않았지만 강주와의 우정을 보여드릴 수 있어 좋았어요. 남순-흥수만큼 하경-강주 라인을 좋아해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재밌었고, 실제 학교에서 동성끼리 붙어 다니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현실이 반영돼 더 리얼했던 것 같아요.” 극중 송하경은 대학 간판에 목매는 입시지옥 현실을 가장 잘 보여주는 캐릭터로 공감을 얻었다. “학창시절엔 털털하고 강해보이는 강주 같은 아이였다”는 박세영은 “송하경으로 살아보니 즐거우면서도, 불쌍했다”고 복잡다단한 감정을 털어놨다. “고등학생은 아직 아이 같고, 말 한마디에 상처받고 좋아하기도 하는 나이잖아요. 하경이는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아요. 주변에 벽을 쌓고 모든 걸 차단시킨 채 소통하지 않으려 하죠. 저는 학창시절 친구들과 어울리는 게 좋았는데 하경이는 S대를 가야만 하는 아이라 스스로 벽을 쌓는 모습이 안타까웠어요.” 이에 가장 통쾌했던 장면 또한 하경이 스스로 갇혀있던 벽을 허무는 장면이다. 박세영은 하경이 퇴학위기에 몰린 오정호를 구해내고자 학교 담을 넘고 ‘땡땡이 친다’고 문자로 통보하는 장면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마음을 연 하경이의 가장 ‘고딩다운’ 모습을 보여준 장면이에요. 강주와 학교 담을 넘는 것이 하경이를 넘는 거였죠. 오정호보다 하경이를 위한 행동이었어요. 그동안 갇혀있던 하경이 자유를 바라는 마음이 담겼다고 생각했어요.” ![]() 박세영은 지난 2012년 바쁜 한해를 보냈다. 드라마 ‘사랑비’에서 화려한 패션모델 이미호, ‘신의’에서는 강단 있는 노국공주로 시청자를 만나며 극단의 장르와 캐릭터를 넘나들었다. 그리고 2012년의 마지막과 2013년의 시작을 ‘학교 2013’의 송하경으로 시청자에게 느낌표를 아로새겼다. 한 걸음 한 걸음 의미 있는 필모그래피를 써내려가는 송하경은 금새 또 다른 캐릭터에 대한 욕심을 품는다. “지난해 두 작품이 비슷한 역할이었다면 헷갈렸을 것 같은데 상반된 캐릭터라 지루하지 않게 즐기며 연기할 수 있었어요. 한 작품씩 끝내면서 새롭게 배워갈 수 있는 캐릭터를 만난 것 같아요. 노국공주가 유산했는데 바로 다음에 고딩 연기를 할 줄이야….(웃음) 좋은 경험이었고, 또 다른 캐릭터로 찾아뵙고 싶어요. 차가운 송하경이 있었다면 앞으로 밝고 명랑한 모습을 보여드릴 날도 오겠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