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준중형급 ‘심장’단 소형차…‘아베오’ 시승 해보니

볼륨감 있는 뒤태… 다소 거친 엔진음 아쉬워

한국GM의 두 번째 쉐보레 브랜드인 ‘아베오(사진)’를 지난주 시승했다.

쉐보레 브랜드 론칭을 위해 조성한 ‘쉐보레타운’이 위치한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에서 경기 양평 더 힐하우스까지 편도 68.4㎞의 구간에서 이뤄졌다. 기본적으로 해치백(트렁크를 열면 실내와 바로 연결되는 차)인 이 차는 소형차이지만 준중형급인 1.6ℓ 엔진을 장착한 것이 장점이다.

시승의 초점도 자연스레 주행 성능에 모아졌다. 한국GM 역시 소형차에 준중형급 심장을 달았다는 점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막힌 도심을 빠져 나와 시승 차량이 줄지어 올림픽대로의 고속주행로를 달릴 때 그 위력이 살포시 드러났다. 시속 120㎞까지 무리없이 치고 나가는 가속 능력은 소형차임을 감안할 때 만족스러웠다. 그 이상에서는 다소 거친 엔진음에 운전자의 심장 박동수를 높이며 긴장시켰지만 소형차라는 단서를 달고 보면 무난하다.

국내 도로 상황에 맞도록 설계된 고강성 전륜 맥퍼슨 스트러트가 쓰인 서스펜션은 바닥 충격을 비교적 잘 흡수했다. 굽은 길이 잦은 도로에서의 코너링도 큰 흠을 잡기 어려웠다. 한국GM 측은 고속 주행과 코너링 성능에 한층 더 최적화된 엔진 및 변속 기능을 유지할 수 있는 ‘가변흡기 매니폴드’를 새롭게 적용한 1.6ℓ 엔진 덕분이라고 설명했다.

신호대기 중이거나 오랫동안 서 있으면 ‘자동 중립 기어’ 시스템이 작동해 엔진과 변속기 부하를 줄여주는 것도 특징이다.

소형차 고객들이 가장 관심이 많은 연비는 차이가 있다. 5도어 해치백 수동이 17.3㎞/ℓ, 자동이 14.8㎞/ℓ다. 4도어 세단은 수동이 17.6㎞/ℓ, 자동이 15㎞/ℓ다.

사람마다 선호가 갈리는 디자인면에서 기자는 앞태보다는 볼륨감 있는 뒤태에 점수를 더 주고 싶다.

전반적으로는 모터사이클에서 영감을 얻었다는 동그란 형태의 네 개의 헤드램프는 외부로 돌출돼 있었고 그 주변은 검은색 톤으로 마감돼 있었다. 그 때문인지 당장에라도 치고 나갈 듯한 역동성이 느껴졌다.

운전석에 앉으니 전투기 조종석에서 따왔다는 좌우대칭 형태의 ‘듀얼 콕핏’ 디자인이 가지런히 정돈된 각종 기기와 아이스블루 색상의 오디오 디스플레이 조명과 어우러져 실내를 은은하게 만들어줬다.

가격대가 수동 기준으로 1130만∼1409만원으로, 현대차의 ‘엑센트’ 1.4 모델과 비슷하다.

이천종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