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9 자주포 빗나간 대응사격 논란… 군사 전문가 ‘발끈’ "포탄 날아가는 순간 외부환경 영향… 탄착점 오차 불가피" 입력 2010-12-03 18:14:31, 수정 2010-12-05 14:36:00 지난달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당시 우리 군이 북에 대응사격한 K-9 자주포 포탄이 미 상업용 위성사진에서 개머리 방사포 진지를 넘어 논밭에 14개의 탄착군을 형성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이는 가운데 해병대를 비롯한 군사전문가들이 발끈하고 나섰다. 자주포(견인포)가 지닌 태생적 한계에서 비롯된 것이지 장비 성능이나 운용 능력과는 거리가 있다는 주장이다. 해병대 관계자와 군사 전문가들의 지적을 정리했다.
◆일반적인 포 운영방식은
먼저 관측반으로부터 최초 표적 좌표를 받으면 사격지휘본부(FDC)는 사격제원을 계산한다. 좌표·고도 등 진지제원, 표적제원이 풍향·풍속 등 기상제원과 함께 계산돼 사격제원에 포함된다. 이 제원이 각 포대에 하달된다. 기준포가 먼저 선행사격을 하고, 관측반이 그 탄착점을 관측해 표적과의 오차 여부를 확인하는 과정을 거친다. 이때 표적에 포탄이 떨어질 확률은 10% 미만이라고 한다. 각 포대는 받아둔 사격제원을 삽입해 실사격에 나서게 된다.
K-9 자주포의 오차는 50∼100m이다. 50m 내 오차는 포탄의 살상반경에 포함되므로 수정되지 않는다. 기준포 탄착점을 기준으로 좌우로 몇 더하기 또는 빼기 식으로 수정사격이 진행된다.
 | ◇군 당국이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서해 5도의 대공화기를 증강하는 가운데 3일 백령도에서 병사들이 단거리 지대공 유도무기(SAM) ‘천마’를 정비하고 있다. 백령도=연합뉴스 | ◆기상 등 외부환경도 영향
포탄은 날아가는 순간 풍향, 풍속, 기압, 습도 등 외부환경의 영향을 받는다. 미사일은 자체 추진력이 있는 데다 GPS 유도로 외부요인을 극복하지만 포탄은 포구에서 발사되는 순간 인위적 조작이 불가능하다. 포병은 4시간 주기로 기상정보(메트로)를 받아 수정된 사격제원을 계산하지만 몇십㎞ 떨어진 곳의 기상정보는 아니어서 탄착점의 오차는 불가피하다.
◆위성사진으로 본 사격 분석
탄착군은 거의 일정하게 형성됐다. 하달된 제원에 따라 해병대원들이 정확하게 사격했다는 의미다. 디지털글로브가 촬영한 개머리 진지 사진을 보면 5발 정도를 제외하면 거의 대부분이 직경 130m 원 안에 들어가 있다. 탄착점이 표적을 벗어나 떨어진 것을 두고 노후 장약 사용 때문이라는 지적도 제기됐다. 한 군사 전문가는 “노후 장약은 불규칙한 연소 속도로 안정적인 가스압 형성이 안 돼 사거리 오차가 크게 나온다”고 말했다.
사격 당시 평균풍속(2.3m/s)과 최대순간풍속(4.4m/s)의 차이가 컸고, 아군이 대응사격을 개시한 시각과 해당 기상제원을 관측한 시각 사이에 1∼2시간의 차이가 있어 정확한 사거리 수정값을 적용하지 못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해병대 관계자는 “만약 아군 포병의 사격에 오차를 수정해주는 관측반과 같은 존재가 있었다면 적에게 상당한 타격을 주었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박병진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