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위기 직면한 영국 왕실 영국 정부-왕실 기밀 서신 100여통 공개 입력 2010-03-31 17:08:06, 수정 2010-03-31 17:21:15 영국 왕실이 직면한 재정 위기를 보여주는 기밀 서류들이 공개됐다고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 인터넷판이 31일 보도했다.
영국 정부가 인디펜던트의 정보 공개 요청에 따라 버킹엄 궁과 주고받은 비밀 서신과 이메일, 메모, 서류 등 총 100여 건을 인디펜던트에 인도한 것.
공개된 서류에 따르면 여왕은 무너져가는 궁전 유지 비용을 위해 공공자금 지원을 늘려달라고 요구하면서도 왕실의 먼 친척과 궁정 신하들은 임대료를 내지 않고 궁에 머물도록 했다.
켄싱턴 궁과 세인트 제임스 궁에 임대료를 내지 않고 거주했던 왕실 친척으로는 글로스터 백작 부부, 켄트 백작 부부, 알렉산드라 공주 등이 있으며, 여왕의 그림 관리인과 의상 관리자도 공짜로 왕실에 거주했던 것으로 드러났다.
왕실 측이 다이애나 왕세자비가 사망한 뒤 빈 채로 남아있었던 왕세자비의 거처를 재단장해 임대하는 방안을 강행하려 했다는 것도 이번 문서 공개로 드러났다.
다이애나의 방을 재단장하기에는 자금이 부족하다는 불만을 제기했던 왕실은 2005년 6월 문화미디어체육부에 보낸 이메일에서 다이애나 방을 임대할 계획이라고 통보했다.
정부는 이에 대한 여론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우려를 표명했지만, 이후 왕실은 찰스 왕세자의 자선단체에 다이애나의 방을 임대했다.
왕실과 문화미디어체육부가 주고받은 이메일은 여왕이 지출을 줄이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도 보여준다.
2005년 9월 여왕 고문단은 전기.수도세 등 공공요금이 50% 넘게 오르면서 감당할 수 없을 정도가 됐다고 정부에 불평하면서 가스 및 전기 공급업자를 도매사업자로 전환하겠다는 제안을 했고 정부는 이 제안을 받아들였다.
하지만 왕실이 더 일찍 이런 조치를 취했다면 2004-2006년 14만2천파운드를 절약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인디펜던트는 지적했다.
인디펜던트는 왕실 측이 현재 왕실비를 인상해야 한다며 강한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차기 총선에서 어느 당이 승리하더라도 왕실 비용 증가와 왕실비 지원 문제가 이슈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연합>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