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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소고기 본격 판매 막오른 '유통 4파전'

"한국인 입맛엔 역시 한우가 최고"

미국산 소고기가 지난달 27일부터 대형마트에서 본격 판매됐다. 현재 국내 수입산 소고기 시장은 한우에 이어 미국산, 호주산, 뉴질랜드산이 4파전을 벌이고 있다. 소비자 입장에선 어느 국가의 소고기가 안전하고 맛이 뛰어난지 구분하기 힘들다. 국가별 소고기의 특징에 대해 알아봤다.

◆미국산은 맛, 호주산은 안전성=미국산이 내세우는 점은 맛이다. 한우와 마찬가지로 곡물 비육을 하기 때문에 마블링(지방 분포)이 적당해 한국인 입맛에 가장 잘 맞는다. ‘한우와 맛이 비슷하면서 가격은 3분의 1 수준’이라는 강점을 내세워 한국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협회는 “미국산 소고기를 찾는 소비자가 느는 가장 큰 이유는 ‘익숙함’ 때문이다”며 “미국산 소고기는 사료를 먹이기에 방목하는 호주, 뉴질랜드산보다 육질이 한우와 비슷해 한국인의 입맛에 잘 맞는다”고 소개했다.

호주산의 강점은 안전성과 다양성이다. 지금까지 광우병이 한 건도 발생하지 않았다. 품질면에서 세계 최고로 치는 일본산 황우를 호주로 공수해 키운 호주산 와규(和牛)에서부터 곡물비육우, 방목우까지 다양한 소고기를 제공한다는 점을 앞세운다.

뉴질랜드산 소고기는 자연에서 방목해 키운 청정 소고기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다. 목초를 먹여 키워 곡물로 비육한 미국산보다 맛은 떨어질지 모르지만 동물성 사료를 먹을 가능성이 없어 광우병 위험에서 안전하다는 것이다.

수입업체 한 관계자는 “국가별로 소고기의 맛과 특징이 조금씩 차이가 있다”며 “국내 시장의 전면 개방이 불가피한 만큼 각국은 자국 소고기 장점을 부각시키며 한국시장을 공략하는 데 힘쓸 것이다”고 말했다.

◆한우와 미국산 소고기 구별법=한우와 미국산 소고기는 육안으로도 어느 정도 구별이 가능하다. 일단 고기색에서 한우와 미국산은 구별된다. 한우는 선홍색인데 반해 미국산 소고기는 검붉은 색을 띤다.

지방층도 차이가 난다. 한우는 지방층이 가늘고 분포가 고른 반면 미국산은 두껍고 고르지 않다. 또 한우는 지방이 흰색이고 그 양도 적은 편이다. 지방의 분포를 살펴볼 때 마블링을 빼놓을 수 없다. 마블링은 운동을 적절하게 한 근육과 골격근 부위에 주로 생긴다. 그래서 고기 맛을 좌우하는 요소로 인정된다.

떡심도 세심하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 떡심은 등심살에 들어 있는 노란색을 띤 힘줄 덩어리이다. 한우는 떡심이 중간에 붙어 있고 핏물이 스며 있지 않지만 미국산은 떡심이 윗부분에 붙어 있고 핏물이 스며들어 있다.

색깔과 지방층으로 구분이 안 되면 형태를 보자. 한우 등심은 신선한 고기에서 뼈를 발라내기 때문에 형태가 일정치 않고 다양하다. 반면 미국산 소고기는 살짝 언 상태에서 뼈를 발라내므로 고기 표면에 뼈를 발라낸 흔적이 있고 형태가 고르다.

김기환 기자 kkh@segy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