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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현의 매직잉글리시]You can think what you want

착각은 자유죠

영화 ‘다이 하드’에 나오는 문장이다. 영어에 일가견이 있는 분이라도 ‘착각은 자유죠’를 영어로 표현해 보라고 하면 쉽게 말을 못한다. 그만큼 우리가 관용어 표현에 약하다는 증거다.

관용어 표현에 강해지려면 더 많은 문장을 접하고 외화나 드라마를 즐겨 보면서 직접 메모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

위의 문장을 직역해보면 ‘너는 생각할 수 있다. 네가 원하는 것을’이라는 말이니까 ‘네가 원하는 대로 무엇이든 할 수 있다’ 즉 우리식의 표현은 착각은 자유야가 되는 것이다.

영어 단어로 착각(illusion)을 생각하고 자유(freedom)를 인지하면 결국 어렵기만 한 엉터리 영어가 되는 것이다.

‘내 코가 석자다’라는 표현을 나타낼 때에도 내 코를 찾고 석자를 끼워 맞추면 이 또한 콩글리시가 되고 만다. 이 문장도 결국 I have enough problem of my own이라고 해야 하는데 즉 ‘내가 가진 문제만도 산더미다’란 뜻으로 내 코가 석자란 말이 되는 것이다. 물론 It’s not my place to∼를 써서 ‘내가 ∼할 입장이 아닙니다’로 표현하기도 하지만 아무래도 뉘앙스가 약하다. 비슷하게는 It’s a bad time to∼도 사용할 수 있다. a bad time은 ‘∼하기에 적합하지 못한 시간’이므로 결국 ‘∼할 입장이 아니다’란 말이 된다.

영화에서는 I’m in a rock and hard place도 자주 접할 수 있는데 이 말도 앞에는 바위가 뒤에는 딱딱한 벽이 있다는 말로 오도 가도 못하는 진퇴양난의 상황을 나타낼 때 많이 쓰인다. 같은 표현으로는 I’m in a catch-22 situation이라고도 하는데 숙어형으로 catch-22 situation은 ‘옴짝달싹 못하는 상태’를 말한다.

그렇다면 ‘엎친 데 덮쳤다’는 어떻게 표현할까? It’s getting out of the frying pan jumping into the fire라고 하는데 말 그대로 프라이팬이 너무 뜨거워 점프했더니 이보다 더한 불구덩이에 빠졌다는 말로 오히려 상황이 악화될 때 자주 사용되는 표현 중 하나이다. 숙어형으로 to make matters worse가 있는데 이것도 ‘설상가상으로’의 뜻이 있다.

참고로 ‘네 멋대로 하세요’는 Shit yourself!라고 하며 You name it도 같은 맥락으로 쓰일 수 있다. 가끔 You name the time and place가 나오기도 하는데 이 말은 ‘당신이 장소와 시간을 정하세요’란 말인데 요즘은 ‘네가 알아서 편할 대로 정해’로 변형되었다. 그렇다면 ‘내게 모든 걸 맡기세요’는 뭐라고 할까? Please leave it to me everything이라고 하고 반대는 I’ll leave it to you everything(네게 모든 걸 맡길게)이라고 한다.

우보현 영어칼럼니스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