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쓰며 몸에 대한 애정어린 시선 길러” ‘명화 속 여성’ 칼럼 연재 100회 맞은 심형보 원장 입력 2008-06-05 16:54:12, 수정 2008-06-06 01:56:19 ![]() 성형외과 개원의이면서 거장들의 작품 속에 담겨져 있는 여성의 인체 미와 사랑, 증오, 분노 등 다양한 주제를 시사적인 문제와 함께 풀어낸 바람성형외과 심형보 원장(49·사진)의 본지 연재물 ‘명화 속의 여성’이 6일자로 100회를 맞았다. 2006년 5월부터 반 고흐, 렘브란트, 보티첼리, 벨라스케스 등 큰 족적을 남긴 화가 74명의 명작 100점을 소개했다. 10년 전 개원하면서 그림에 본격적인 관심을 갖게 됐다는 심 원장은 “그림을 그리지는 못하지만 감상하기는 좋아하는 데다 아내 역시 같이 그림을 보러 다니길 좋아해 수시로 미술관에 들러 감상하면서 관심과 안목을 키우게 됐으며 이것이 칼럼 집필의 계기가 됐다”고 설명했다. “직업이 여성의 미에 관한 눈썰미를 필요로 하는 일이라 예술 작품을 찬찬히 뜯어보고 그 느낌을 흡수하려 노력한다”는 심 원장은 “바쁜 의사의 일상 때문에 생각이 막히거나 답답해질 때에 미술 작품을 감상하노라면 시야가 열리면서 좋은 아이디어를 얻기도 한다”며 명화감상의 이점을 설명했다. 국내 대표적인 유방 성형 전문의로 매일 수술일정이 빡빡한 그로서는 2년여간 매주 칼럼을 쓰는 일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었다. 해외 학회 참석 때는 시간을 쪼개 미리 칼럼을 준비해야 하지만, 그러지 못할 때는 학회가 끝난 뒤 외국 호텔에서 밤늦게 글을 쓰기 일쑤였다. 그는 자신이 소개한 많은 명화 중에서도 아름다운 로맨스를 주로 그려 내는 워터하우스와 토실토실한 여성을 그리는 보테로의 작품에 정감이 간다. 특히 주로 뚱뚱한 여자를 등장시키는 보테로의 ‘창문 앞의 여자’는 수천만원을 호가하는 가격만큼이나 작품 속에 담겨 있는 해학의 깊이가 남다르다고 소개했다. 여성의 뚱뚱함에 아름다움을 부여해 ‘사이즈’의 굴레에 매이지 않고 인간에 대한 낙천적이고 애정이 어린 시각을 갖게 한 점을 높게 평가할 만하다는 것이다. 심 원장이 제일 존경하는 화가는 렘브란트다. 그의 작품에선 나르시시즘이 아닌 자기성찰의 면모가 두드러지기 때문이다. 그래서인지 렘브란트가 남긴 말인 “회화는 화가가 완성되었다고 느껴야만 완성된다”를 좌우명으로 삼는다. 인체의 미(美)를 추구하는 성형외과 의사와 명화와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그는 “모든 의학 영역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학문은 오직 성형외과뿐으로 수술의 성공 여부는 수술 후 질병이 완치되는 것이 아니라 얼마나 아름다워지는가에 달려 있기 때문에 미술이야말로 성형외과 의사에게 미적 기준을 설정하여 주기도 하고 내면의 정화도 도와주는 도구임에 분명하다”고 강조했다. 심 원장은 요즘 그간의 원고를 모아 출간작업을 준비하고 있다. “성형외과 의사의 입장에서 쉽고 재밌게 작품을 설명하고 분석을 시도해 아마추어 애호가들도 미술 작품을 이해하고 사랑할 수 있도록 가교 역할을 하고 싶습니다.” 박태해 기자 pth1228@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