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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땜방’ 일냈다… 심수창, 608일만에 선발승

LG 홈 8연패 끊은 수호신

심수창

 ‘땜질 선발’이 큰 일을 냈다.

프로야구 LG의 우완투수 심수창(27)이 시즌 첫 선발 등판에서 첫 승을 거두며 팀의 잠실구장 8연패 사슬을 끊어냈다.

심수창은 15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히어로즈와의 홈 경기에서 선발 5와 3분의 2이닝 동안 6피안타에 4개의 볼넷을 허용했지만 1실점으로 틀어막고 시즌 첫 승을 신고했다. 직구 최고 구속은 143㎞에 불과했지만, 커브와 체인지업 등 변화구를 적절히 섞어 던지며 완급 조절을 한 끝에 최상의 결과를 맺었다. 2006년 9월16일 수원 현대전 이후 무려 608일 만의 선발 승리라는 짜릿함을 맛본 것이었다.

그런데 심수창은 갑작스런 선발 통보를 받고 호투를 한 것이어서 이날 승리가 더 빛이 났다. 당초 최원호가 선발로 내정돼 있었지만 전날 불펜에서 컨디션을 점검하다가 왼쪽 허벅지에 근육통이 생겼다. 이에 김재박 LG 감독은 2군에 있던 심수창을 급히 불러 올렸고, 15일 1군 엔트리에 등록하면서 바로 선발로 투입됐다. 심수창은 그야말로 ‘땜질 선발’이었다.

프로 데뷔 3년차인 2006년 10승 고지에 올랐던 심수창은 지난해 불펜에서 제몫했지만 올 시즌 개막과 함께 컨디션 난조에 빠졌다. 140㎞대 후반을 달리던 구속이 뚝 떨어져 개막과 함께 패전 처리를 하며 겨우 불펜을 지키다가 4월7일 2군으로 강등됐다. 한 달이 넘도록 2군에서 구위 회복에 매달리면서도 성과가 없어 애를 태웠지만 갑작스럽게 찾아온 첫 선발 등판에서 멋지게 명예를 회복한 셈이었다.

심수창의 호투에 평소 칭찬에 인색하던 김재박 감독도 “(심)수창이가 모처럼 1군에 올라왔지만 잘 던졌다. 팀이 아주 어려운 상황이었는데…”라며 기뻐했다. 아직도 최상의 구위는 아니기 때문에 심수창이 앞으로 선발 로테이션을 계속 지킨다는 보장은 없다. 그러나 심수창은 “팀에 보탬이 된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다”며 “앞으로도 구위를 끌어올리겠다”고 투지를 보였다.

심수창은 승리를 거둔 후 “오랜만에 1군 마운드에 올라와 1회 조금 긴장이 됐는데 2회부터는 컨드롤 위주로 맞혀 잡는 피칭을 했다. 많이 부족하지만 앞으로 나아질 것이라고 믿는다”고 소감을 밝혔다.

잠실=배진환 기자 jbae@sportsworl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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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야구전적 〈15일〉
 
LG 6 [잠실] 4 히어로즈
     
두산 5 [문학] 1 SK
     
삼성 4 [마산] 3 롯데
     
KIA 6 [대전] 5 한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