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칼럼]당신은 미술관 가는 길을 아는가 입력 2008-04-15 20:33:11, 수정 2008-04-29 12:32:03
사랑 돈 명예… 사람마다 다 주제가 다르겠지만 거기에는 ‘인간’이라는 것도 있을 것이다. 나를 살리기 위한 타자에 대한 배려. 아마도 지구촌 시대에 반드시 풀어 가야하고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이 바로 ‘인간’이라는 화두일 것이다. 미술 역시 인간의 표정 고독 기쁨의 표현이 작업의 중요한 주제 중 하나이기도 하다. 단편적인 놀이이기는 하지만 엄연히 이런 점에서 그림을 본다는 것은 자신을 발견하는 하나의 통로이기도 하다. 세상의 중심이 ‘나’이듯, 그림을 본 감상이나 그림을 이해하는 과정이나 더 나아가 그림에서 자신의 내면의 풍경을 찾아낸다면 그림은 당신의 좋은 조언자 역할을 한 것이나 다름없다. 그러한 발견을 한 당신은 꽤 오래 그림을 감상해 온 사람이다. 이 관점에서 조금만 더 비약하자. 사랑의 주된 테마는 무엇일까. 사람마다 다르겠지. 그러나 정신적 기쁨과 만족이란 것도 분명 거기에 있다. 거기엔 짝사랑도 기꺼이 포함된다. 또 다소 무거운 주제 하나. 인생이란 무엇일까. 고(苦)라고 했던가. 무엇에서부터 연유해 무겁게 내려않은 것일까. 성찰(省察)의 시간. 위안의 공간. 만약 성급한 성미의 당신이라면 인내가 필요가 하다. 그러나 벚 꽃 잎이 눈 내리듯 쏟아지는 미술관 가는 길을 찬찬히 걸어가는 당신이라면 금세 깨닫게 될 것이다. 그림 한 점이 주는 위안의 심미를. 그래서 오라고 부르지 않아도 오지 말라고 내치지 않아도 다가가리라, 미술관에. 그래서 미술관에는 늘 물음표가 있다. 내가 파랗게 보았던 하늘을 너는 석양이 물드는 것으로 느낄 수 있으니까. 그래서 무엇을 알게 되는 것일까. 부족함! 미술관을 운영하는 내가 자주 느끼는 것 하나. 당신은 미술관에 들어 올 때 보다 나갈 때 당신의 걸음이 훨씬 천천히 느려져 있다는 것을. 그래서 이미 당신이 삶의 여유 안에 있다는 것을 눈치 챈다. 이 봄, 무심히 가는 봄! 당신의 내면 풍경은 어떤 색채를 띠고 있는지, 그것이 궁금하면 ‘나’를 만나러 가는 길 하나가 있다. 당신은 미술관 가는 길을 알고 있는가. zeinxeno.mbillust.co.kr 이두선 갤러리 자인제노 관장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