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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자 연기자들의 ‘여검사’ 역할 도전사

‘여자 배우들의 검사 연기 도전은 계속된다!’
미녀 스타 소유진(26·오른쪽)과 김빈우(25·왼쪽)가 새 드라마에서 나란히 여검사로 출연키로 해 시청자·네티즌의 눈길을 끈다. 둘 다 그간 여성스러운 역할을 주로 맡아온 터라 큰 폭의 연기 변신이 기대되는 대목이다.
소유진이 KBS ‘서울 1945’ 이후 6개월 만에 복귀작으로 택한 ‘램핑’은 마케팅 전문가들의 첩보전쟁을 소재로 한 미스테리 드라마. 지하조직의 음모에 맞서 싸우는 활달하고 털털한 성격의 검사 ‘강유인’이 그가 맡은 역할이다. 소유진 외에도 김유석, ‘god’의 박준형 등이 출연하는 ‘램핑’은 4부작 사전제작 드라마로 방송사나 방송 일정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김빈우는 OCN이 제작 중인 TV영화 ‘키드갱’에서 폭력조직 ‘피의 화요일파’를 파헤치는 강력부 검사 ‘정유희’로 출연한다. 매사에 자신감과 의욕이 넘치는 여장부 스타일이지만, 화요일파 일당의 ‘칼날’(이기우 분)에게 놀림을 당하는 어리숙한 면도 있는 캐릭터다.
여배우들의 검사 연기 도전은 그리 오래된 일은 아니다. 우리나라 검찰에 처음 여검사가 탄생한 게 겨우 25년전인 1982년인 만큼 드라마·영화 속 여검사 또한 대중에겐 다소 낯선 캐릭터일 수밖에 없다.

윗줄 왼쪽부터 김원희, 신이, 장영남, 송선미. 아랫줄 왼쪽부터 강수연, 명세빈, 임성민, 이윤성.

그간 여검사 역할을 맡은 배우들 중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이는 단연 김원희(35)다. 그는 영화 ‘가문의 영광’의 속편에 해당하는 ‘가문의 위기’(2005년)와 ‘가문의 부활’(2006년)에서 강력부 검사로 출연, 조폭 두목(신현준 분)과 사랑을 나누는 연기를 소화했다. 영화가 흥행에 성공하면서 ‘여검사’ 하면 바로 떠오르는 대표적 배우가 됐다. 현직 검사나 검찰 수사관들 사이에도 팬이 많다는 후문.
신이(29)도 빼놓을 수 없다. 지난해 영화 ‘구세주’에서 독학으로 사법시험에 합격한 검사로 나와 부잣집 망나니 아들로 분장한 최성국과 호흡을 맞춘 것. 리얼리티를 위해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최초의 여검사로 잘 알려진 이지원 검사로부터 조언을 듣기도 했다.
얼마 전 끝난 MBC ‘궁s’에서 여황제로 출연한 명세빈(31)도 한때 검찰에 몸담은 적이 있다. 2005년 방영된 MBC ‘내 인생의 스페셜’에서 서울중앙지검 특수부 검사 역할을 맡아 터프한 경찰관(김승우 분)과 좌충우돌하는 연기를 선보인 것. 남녀 주인공의 직업만 바꾸면 요즘 방영 중인 드라마 ‘히트(H.I.T)와 비슷한 설정이다.
이들 외에 베테랑 연기자 강수연(41)이 영화 ‘써클’(2003년)에서, 미녀 스타 송선미(32)·이윤성(31)이 영화 ‘목포는 항구다’(2004년)와 ‘보스 상륙작전’(2002년)을 통해, 그리고 아나운서 출신 임성민(38)이 SBS 시트콤 ‘여고시절’(2001년)에서 각각 여검사 역할에 도전했으나 그리 강한 인상을 남기진 못했다. 반면 영화 ‘박수 칠 때 떠나라’(2005년)의 장영남(34)은 비록 몇 장면 안 나오는 조연이지만 당당하고 야무진 여검사 역할을 멋지게 소화, 관객의 뇌리에 깊이 박혔다.
왼쪽부터 검찰청에서 강의하는 유선, 명예검사가 돼 법복을 입은 김태희.

드라마나 영화에서 검사 역할을 맡진 않았지만 검찰과 깊은 인연을 맺은 여배우도 있다. SBS ‘작은 아씨들’, ‘폭풍 속으로’(이상 2004년)에서 각각 법대생, 변호사 역할을 맡은 유선(31)은 지난 2005년 1월 ‘검사에 잘 어울리는 연기자’로 뽑혀 수원지검 성남지청에서 특강을 가졌다. 김태희(27)는 2005년 6월 탤런트 최수종과 함께 ‘명예검사’로 위촉돼 각종 행사에서 검찰을 홍보했다.
세계일보 인터넷뉴스부 김태훈 기자 af103@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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