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토의 신비 풀자” 각국 남극 탐사팀 활기 입력 2006-11-21 14:34:00, 수정 2006-11-21 14:34:00 50년 만에 찾아온 ‘국제극지의 해(IPY)’를 한 달여 앞두고 세계 주요국의 남극기지도 본격적인 체제 정비에 돌입했다. 2007∼08년 제3차 IPY는 제2차 IPY(1932∼33년) 이후 무려 75년, IGY(국제지구물리의 해·1957∼58년) 이후로도 50년 만에 찾아온 대규모 연구 프로젝트다. 각국의 남극기지들은 IPY 기간 최대의 효과를 거두기 위한 준비작업에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50년 만의 ‘기회’ 놓친 한국=우리나라는 IPY 기간에 사실상 모든 공동연구 프로젝트에서 제외된 상황이다. 세계 각국이 3∼4년 전부터 IPY 준비 작업에 착수했는데도 과학기술부 등 관련 정부부처에서 단 한 건의 지원정책은 물론 한푼의 예산도 내놓지 않은 탓이다. 이에 따라 한국인 과학자들은 자신이 관련된 분야의 아이템을 관련 연구 그룹에 제공하는 차원에서 개별 참여를 모색할 수밖에 없게 됐다. 한 과학계 인사는 “이번 IPY는 명칭이 비록 극지 연구에 국한돼 있다 하더라도 결국은 IGY의 연장선상에 있기 때문에 모든 과학 분야가 망라될 것”이라며 “여기서 얻어진 데이터는 모든 참가국들이 공유하게 되는데, 우리나라는 그 방대한 자료의 ‘접근 기회’를 차버린 꼴이다”라고 비판했다. 다만 국내의 일부 과학자들은 2009년 초 첫 출항할 쇄빙선에 한 가닥 희망을 걸고 있다. 쇄빙선을 이용해 ‘포스트 IPY’ 프로그램에 참여할 길을 찾아보자는 것이다. ‘포스트 IPY’는 IPY 2년 동안 얻어낸 자료를 집중 분석하는 프로그램으로, 추가 연구가 필요한 부분을 우리나라가 맡는다면 어느 정도 주류 과학계에 발을 디딜 수 있다는 계산이다. 남극 킹조지 섬=김창덕 기자 "한국 과학기지 건설 적극 협력하겠다" “한국이 남극대륙 기지를 칠레 대륙기지와 가까운 곳에 세운다면 얼마든지 도움을 줄 계획입니다. 예를 들어 쇄빙선이 다닐 수 없게 되더라도 칠레 남극기지가 한국 연구원들의 육상 이동을 지원하는 것도 포함되겠죠.” 칠레 남극연구소(INACH)의 호세 레타말레스 에스피노사 소장(사진)은 이처럼 우리나라의 남극 연구에 적극 협력할 수 있다는 뜻을 밝혔다. 그는 남극국가운영자대표위원회(COMNAP) 회의에서 새 의장으로 선출된 인물이다. 지리적 여건에서라도 칠레가 남극에 기울이는 관심은 남다르다. 에스피노사 소장은 “(칠레는) 아르헨티나, 호주, 뉴질랜드, 영국, 프랑스, 노르웨이 등과 함께 남극대륙의 영유권을 주장하는 7개 국가 중 하나”라고 설명한다. INACH는 또 최근 남미대륙 최남단 도시인 푼타아레나스로 이전해 왔다. 칠레는 사우스셰틀랜드 군도 킹조지 섬에 프레이 공군기지를 두고 있는데, INACH는 인근에 별도의 남극기지(에스쿠데로)를 운영하고 있다. 칠레는 이 밖에도 프라트, 파로디(이상 하계기지), 오히긴스(상주기지) 등 남극에만 모두 5개의 기지를 운영하고 있다. 에스피노사 소장은 내년 국제극지연구의 해(IPY)와 관련해 “칠레의 파타고니아 산맥에서 남극반도에 이르는 지역을 타깃으로 각종 연구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며 “현재 13명이 첫 프로젝트에 투입됐고, 내년에 시작되는 두 개의 프로젝트에 12명이 더 참여할 것”이라고 밝혔다. INACH 측은 IPY 기간 동안 각종 프로젝트 참여 인력이 연간 100명선에 이를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에스피노사 소장은 또한 우리나라의 ‘남극연구체험단’에도 큰 관심을 나타냈다. 그는 단장인 정호성 박사를 통해 체험단원 전원을 연구소로 초대해 이번 사업 관련 브리핑을 부탁했고, 이 행사는 푼타아레나스 지방신문은 물론 칠레 중앙지에서도 대대적으로 보도됐다. 그는 “칠레에서도 청소년(13∼16세)과 교사를 대상으로 한 남극체험 프로그램이 있다”면서도 “예술가들을 통해 남극 연구를 대중화하겠다는 한국의 새로운 시도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김창덕 기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