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수원 서호·원천 저수지 오염심각…볼썽사나운 책임 떠넘기기 입력 2006-04-25 19:38:00, 수정 2006-04-25 19:38:00 경기도 수원 시민들의 대표적 휴식처이자 농업용수 공급용인 서호와 원천저수지의 수질이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을 정도로 오염이 심각한 상태다. 하지만 이들 저수지의 관리관청이 이원화돼 있어 오염원을 놓고 서로 ‘네 탓’ 공방만 벌이고 있는 실정이다. 이 때문에 이용하는 시민들은 악취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물론 건강까지 위협받고 있다며 대책을 호소하고 있다. ◆오염수 전락=24일 수원시에 따르면 낙조가 빼어나 수원팔경의 하나인 팔달구 화서동 서호는 1794년(정조 18년) 수원화성 축조와 함께 조성됐다. 둘레가 1900m에 최장 거리 735m, 최단 거리 325m, 최대 저수량 14만8000t에 이르는 이 저수지는 농촌진흥청과 서울대 농대의 실습 논을 비롯한 수원지역 논 30만평에 용수를 공급해 왔다. 하지만 폐수 유입이 급증하면서 지난 2월 현재 생화학적산소요구량(COD)이 21.2ppm으로 지난해 2월의 18.3ppm보다 2.9ppm 높아졌다. 부유물질(SS)은 32.4ppm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22.7ppm에 비해 무려 9.7ppm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 호수·하천 수질의 최하등급(5등급·공업용수용) COD 기준치(10ppm)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농업용수인 4등급(COD 8ppm)의 수질과는 더욱 거리가 먼 것이어서 농진청조차 실험용 논(시험포전)의 물로 지하수를 끌어올려 사용하고 있다. 팔달구 원천동 원천저수지도 상황은 마찬가지. 둘레가 서호의 2배에 달하는 이 저수지는 지난 2월 현재 COD 9.7ppm, SS 11.2ppm으로 등외 등급의 오염 저수지로 밝혀졌다. 주민 박모씨(32·여)는 “서호는 10여년 전부터 악취가 코를 찌르고 있지만 좀처럼 개선되고 있지 않다”며 “이 때문에 방문 횟수를 줄이고 있다”고 말했다. ◆네 탓 공방으로 주민건강 위협=저수지의 오염이 개선되지 않는 주된 요인은 저수지와 유입하천 관리 관청의 이원화다. 현재 관련법은 관개 용수로 사용하는 저수지의 경우 국가가 관리하게 돼 있어 서호는 농촌진흥청이, 원천저수지는 농업기반공사가 각각 관리하도록 돼 있다. 하지만 이들 저수지로 유입되는 하천은 해당 지자체인 수원시가 관리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로 농진청과 농업기반공사는 “저수지 오염의 핵심원인은 도심 팽창에 따른 오·폐수가 하천을 통해 유입된 데 따른 것인 만큼 수원시가 알아서 수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며 수원시의 탓으로 돌리고 있다. 20여년에 걸쳐 주민들의 원성이 잦아지자 수원시는 2010년까지 서호의 유입하천인 서호천을 3급수로 만든다는 목표 아래 서호하수처리장과 유입수 정화시설을 건설하고 상류의 일왕저수지 수질개선사업을 연차적으로 진행하기로 했다. 하지만 저수지 관리주체인 농진청과 농업기반공사는 여전히 저수지 수질개선책을 미루고 있다. 농업기반공사 관계자는 “원천저수지의 경우 이의신도시에 포함되는 만큼 개발주체인 경기도에 수질개선을 요청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시 관계자는 “유입하천 개선책은 마련했지만 준설작업 등 저수지 수질 개선이 병행되지 않을 경우 절름발이 개선책에 머무를 가능성이 많다”며 농업기반공사와 농진청의 책임을 부각시켰다. 수원=김영석 기자 lovekook@segye.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