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윤 구주류는 全씨 감싸 내홍 격화
‘극우 놀이터’ 전락하며 지지율 19%
‘윤 어게인(Yoon Again)’과 부정선거 음모론을 설파한 일타 강사 출신 전한길씨의 국민의힘 입당 후 행보가 가관이다. 전씨는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법원의 구속 적부심사가 열린 18일 서울 서초구 서초동 법원삼거리 집회에서 “한동훈과 김용태가 빨리 전한길을 내보내라는데 보수우파의 진짜 주인이 한동훈이냐, 전한길이냐”며 “우리가 국민의힘을 차지해야 한다. 수만 명 당원이 뭉쳐서 윤석열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후보를 당 대표로 선출하자”고 주장했다. 전씨는 앞서 본인 유튜브 채널에선 “전한길을 안고 가야지 자꾸 ‘윤석열과 거리를 둔다’ ‘전한길과 거리를 둔다’ 이러니까 국민의힘이 망하는 것”이라며 “당 대표도 우리 국민들이 원하는 당 대표를 선출하자는 취지”라고도 했다. 일련의 전씨 발언은 8월 22일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윤 전 대통령의 12·3 비상계엄 선포를 옹호하는 극우 세력이 영향력을 행사하겠다는 의도를 분명히 한 것이다. 전씨는 매체 인터뷰를 통해 본인 유튜브 구독자 약 10만명의 입당을 주장하고, 본인의 당 대표 도전 가능성도 시사하는 등 거침없는 언행을 계속하고 있으니 어처구니가 없다.

미꾸라지가 웅덩이를 흐리는 행태에 국민의힘의 내홍은 점입가경이다. 김용태 전 비상대책위원장은 전씨에 대해 “이들은 보수가 아니라 사이비 보수”라고 비판했다. 한동훈 전 대표는 “전한길 강사 같은 ‘부정선거 음모론’과 ‘윤석열 어게인’의 아이콘을 국민의힘에 입당시키는 것을 국민들께서 어떻게 보실지 생각해야 한다”고 우려했다.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도 “친길(친전한길) 당대표, 친길 원내대표로 당을 내란당, 계엄당, 윤 어게인당으로 완전히 침몰시킬 생각이냐”고 비난했다. 반면 윤희숙 혁신위원장의 인적 청산 대상에 오른 장동혁 의원은 “그분(전씨 세력)들도 당을 지지하고 당을 사랑하는 분들입니다”라고 전씨를 감쌌다.

국민의힘이 갈팡질팡하는 사이 혁신은 멀어지고 있다. 송언석 비대위원장겸 원내대표 및 나경원·윤상현·장동혁 의원의 인적 청산을 주장했던 윤희숙 혁신위원장은 17일 비대위 비공개회의 직후 회의 결과를 묻는 취재진 질문에 ‘다구리’(몰매를 뜻하는 은어)라는 말로 요약하겠다”고 했다. 안철수 혁신위 좌초 후 출범한 윤희숙 혁신위의 인적 청산안에 대한 당내 친윤(친윤석열) 구주류를 중심으로 한 기득권 세력의 반발을 보여준다. 당권을 결정하는 8월 22일 전당대회도 민심의 적극적인 반영을 위해 국민여론조사를 높여야 한다는 주장에도 기존 룰대로 당원투표 80%, 국민여론조사 20%로 했다. 국민의힘이 혁신에는 관심이 없다는 징표다.
혁신을 거부하는 국민의힘이 극우 세력의 놀이터가 되면서 국민 지지율은 날개 없는 추락을 하고 있다. 18일 발표된 한국갤럽 여론조사에 따르면 지난주 약 5년 만에 20% 미만으로 추락한 국민의힘 정당 지지율은 이번 주 2주 연속 19%에 머물렀다. 지난 6·3 대통령 선거의 득표율 41.15%의 절반도 안 되는 수치다. 이재명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긍정적 평가는 지난주보다 1%포인트 상승한 64%, 더불어민주당 지지율은 3% 포인트 오른 46%를 기록했다. 민주당과 국민의힘 지지율 격차는 24%포인트 차에서 27%포인트 차로 벌어졌다. 국민의힘이 쇄신을 회피하고 내란 우두머리 피의자 윤 전 대통령 일당을 옹호하면 옹호할수록 민심 이반은 가속화할 수밖에 없다. 국민의힘이 거여(巨與) 견제는커녕 폐당(廢黨)의 길로 가고 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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