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순자산 2경4105조원 집계
전년대비 5.3% 늘어 역대 최대
순금융자산 582조↑ 최대 증가
주택총액도 4.2% 3년 만에 반등
1인당 순자산 3.3%↑ 18.5만弗
구매력평가환율로 영국도 제쳐
한은 “기준시기 달라… 비교 무리”
지난해 해외 주식시장 호조세와 환율 상승의 영향으로 순금융자산이 역대 최대 폭 상승하며 국민순자산을 사상 최대치로 밀어 올렸다. 1인당 가계순자산은 2억5000만원을 넘으며 일본을 앞질렀다.

◆서학개미 덕? 해외순금융자산 역대 최대
17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4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국민순자산은 2경4104조6000억원으로 전년(2경2887조9000억원)보다 1216조7000억원(5.3%) 늘었다. 집값이 하락했던 2023년 증가폭(294조3000억원, 1.3%)을 크게 상회했다.
국민순자산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에 금융·비금융법인, 일반정부 등 모든 주체의 순자산을 합한 지표로, 통상 국부(國富)로 표현된다. 건설자산과 설비자산, 토지자산 등의 비금융자산과 예금과 현금, 주식 등 금융자산으로 나뉜다.
지난해 증가폭이 컸던 것은 자산가격 변동 등의 거래외요인이 908조원(비중·74.7%)으로 거래요인(자산 순취득·308조원)보다 훨씬 컸다.

먼저 순금융자산이 2023년 24조원 증가에서 지난해에는 582조원 불어나며 역대 최대 증가폭을 기록했다. 지난해 미국 S&P가 23.3%,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4.4% 각각 상승하며 서학개미(해외 주식에 투자하는 개인 투자자)들의 해외주식 평가액이 크게 오른 영향이다.
비금융자산도 2023년 271조원 증가에서 635조원 증가로 확대됐다. 토지자산이 127조원 감소(-1.1%)에서 지난해 250조원 증가(+2.1%)로 전환된 영향이 크다.
그러나 명목 국내총생산(GDP) 2557조원 대비 국민순자산은 9.4배로, 2021년(9.9배) 이후 계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국민순자산 가운데 부동산(토지+건물) 자산은 1년 전보다 2.6%(431조원) 많은 1경7165조원으로 집계됐다. 주택가격이 오르면서 주택시가총액(7158조원)은 4.2% 늘며 3년 만에 반등했다. 하지만 수도권이 3.8%포인트 기여하며 전체 증가율의 90.6%를 끌어올렸다.

◆1인당 가계순자산 일본 앞서
지난해 말 기준 1인당 가계순자산은 2억5251만원으로 전년(2억4450만원) 대비 3.3% 늘며 증가폭이 확대됐다. 국민대차대조표 통계에서는 가계 부문만을 따로 추계하지 않기 때문에 이 추정액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 전체 순자산(1경3068조원)을 추계 인구(약 5175만명)로 나눈 값이다.
2024년 평균 환율(원·달러 1363원)로 환산한 1인당 가계순자산은 18만5000달러였다. 미국(52만1000달러)과 호주(40만1000달러), 캐나다(29만5000달러), 독일(24만9000달러), 프랑스(23만달러), 영국(20만6000달러)보다 낮고, 일본(18만달러)보다는 많다.
구매력평가환율(933원)로 환산한 1인당 가계순자산은 27만1000달러로 2023년 26만2000달러보다 높다. 미국(52만1000달러), 호주(41만5000달러), 캐나다(33만8000달러), 독일(30만8000달러), 프랑스(27만6000달러)보다 낮고 영국(23만3000달러), 일본(24만8000달러)보다는 높다. 다만, 호주·독일·프랑스·영국·일본의 순자산과 환율은 2023년 말 기준으로, 직접 비교에 다소 무리가 있다고 한은은 설명했다.
남민호 한은 국민B/S팀장은 “1인당 가계순자산은 일반 환율로 환산할 경우 일본을 앞서기 시작한 것은 2022년 이후부터”라면서 “구매력평가환율로 환산했을 때는 2019년에 일본을 처음으로 앞섰다”고 설명했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 순자산의 구성 비중을 보면, 작년 말 현재 △주택 50.9% △주택 이외 부동산 23.7% △현금·예금 19.4% △보험·연금 12.1% 순이었다. 주택을 포함한 전체 부동산의 비중은 2023년 말 75.4%에서 지난해 말 74.6%로 떨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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