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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차 앞둔 용달차, 단돈 60만원에 ‘낙엽 청소차’로 변신해 화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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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12-03 10:09:29 수정 : 2022-12-04 22:41: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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낙엽 청소철 앞두고 ‘노면 청소차’ 고장…환경관리원 아이디어로 자체 개발
폐차 직전 용달차, 망가진 흡입기 재활용…나무 판넬·대형 호스로 제작
경기 수원시 권선구 곡선동 행정복지센터 환경관리원들이 6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자체 개발한 낙엽 흡입 청소차량. 곡선동 행정복지센터 제공

 

폐차가 예정된 구청의 용달차가 한 환경관리원에 의해 거리의 낙엽을 청소하는 차량으로 변신해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이 청소차는 기존에 사용하던 전동 흡입기와 나무 판넬, 대형 호스를 사용해 제작에 단돈 60만원이 들면서 대당 가격이 2억여원에 달하던 기존 청소차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으로 제작돼 관심을 끌고 있다. 

 

3일 수원시에 따르면 권선구 곡선동 행정복지센터는 지난달 2일부터 자체적으로 만든 낙엽 청소차를 운영 중이다. 

 

동 행정복지센터가 이러한 장비를 개발한 데는 그동안 써왔던 노면 청소차량이 고장 났기 때문이다. 

 

매년 가을이면 도로와 인도에 수북이 쌓이는 엄청난 양의 낙엽을 처리하려면 노면 청소차량이 필요하지만, 망가진 장비를 수리하기 위해서는 천만원대 비용이 발생한다. 또 노면 청소차량이 한 대에 2억원이 넘어가는 고가라 새로운 차량을 구입하는 것도 비용 문제로 어렵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 곡선동 행정복지센터 환경관리원들이 6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자체 개발한 낙엽 흡입 청소차량. 곡선동 행정복지센터 제공

 

노면 청소차를 구하지 않으면 환경관리원들이 일일이 빗자루와 마대자루를 이용해 수작업으로 도로에 쌓인 낙엽을 치워야 하는데, 이 경우 청소하는 데 걸리는 시간도 더 소요되고, 수반되는 노동력도 더 배가되기 때문에 비효율적일 수밖에 없어 센터는 고심했다. 

 

센터 측은 이를 해결할 방법을 찾던 중 기계를 잘 다룰 줄 아는 한 환경관리원 제안으로 낙엽 청소차를 직접 제작해보기로 했다.

 

처음 아이디어를 낸 사람은 센터에서 환경관리원으로 근무하는 정학진(45) 씨다. 그는 다른 직원들과 함께 용달차와 나무 판넬, 흡입기, 대형 호스를 이용해 세상에 단 하나뿐인 ‘낙엽 청소차’를 제작했다. 

 

이들은 용달차 짐칸에 실을 수 있을 정도의 크기로 낙엽을 담을 상자를 나무 판넬로 만든 뒤 전동 흡입기와 대형 호스를 연결했다. 이렇게 낙엽 청소차를 자체적으로 만드는 데 들어간 비용은 60여만원이다. 나무 판넬과 대형 호스 등을 구입하는 데 쓰였다. 

 

또한 차량 제작에 사용한 용달차는 센터에서 운행하던 것으로, 사용연한이 다가와 폐차 예정이었다. 하지만 구청에 요청해 올 연말까지 이용을 연장했다. 전동 흡입기도 고장 난 것을 정 씨가 고쳐서 재활용했다. 

 

경기 수원시 권선구 곡선동 행정복지센터 환경관리원들이 60여만원의 예산을 들여 자체 개발한 낙엽 흡입 청소차량. 곡선동 행정복지센터 제공

 

정 씨는 최근 수원시청이 운영하는 인터넷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이 차량을 만들기 전에는 저희 환경관리원들이 낙엽을 치우는 데만 집중 작업을 했다”며 “낙엽 청소차가 있음으로써 도로에 있는 낙엽들이나 쓰레기들이 차량으로 지나가면서 작업이 되니까 고생을 덜하게 됐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김성일 곡선동장은 “환경관리원이 제안해준 아이디어 덕분에 도로변에 떨어진 낙엽을 노면 청소차량을 운행할 때처럼 처리할 수 있게 됐다”며 “어떻게 낙엽을 청소할지 난감했는데 적은 예산을 써서 고효율의 성과를 얻었다”라고 말했다. 

 

이재준 수원시장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이를 소개하며 “말도 안 될 것처럼 보이는 아이디어를 우리 곡선동 식구들이 현장에서 고안해 성과를 보여줬다”라고 우수 행정사례를 알렸다. 

 

이 시장은 “예산 절감보다 감사한 것은 현장에 대한 애정과 관심으로, 우리는 늘 시민을 위한 마음으로 일한다”며 “시민을 위한 아이디어를 실행으로 옮겨준 곡선동 식구들의 헌신과 정성에 다시 한번 감사드린다”라고 말했다.

 

이를 본 누리꾼들은 ‘정말 생각지도 못했던 아이디어다’, ‘환경관리원과 주무관 등 관계부서의 적극적인 노력이 큰 결실을 맺었다’, ‘환경관리원의 아이디어를 지원하고 도와주고 지지해준 수원시 분들도 대단하다’, ‘추운 날 젖은 낙엽 치우는 분들이 힘들어 보였는데 실용적인 아이디어로 업무 효율성을 높였다’, ‘저런분들은 연구원으로 모셔야 한다’ 등의 반응을 남겼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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