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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에 20억’ 희귀질환 약 ‘졸겐스마‘ 국내 환자 첫 투여…건보 적용으로 투약비용 598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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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18 14:31:03 수정 : 2022-08-19 12:4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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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병원서 치료 받던 24개월 척수근육위축증 환자 혜택
노바티스의 ‘졸겐스마’. 뉴스1

 

1회 투여비용이 20억원에 달하는 세계 최고가 희귀질환 치료제 ‘졸겐스마(성분 오나셈노진아베파르보벡)’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환자에게 투여됐다. 

 

이는 이달부터 건강보험 급여 적용으로 치료비 부담이 크게 줄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17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전날(16일) 오후 채종희 서울대병원 희귀질환센터장이 치료하던  생후 24개월된 척수성근위축증(SMA) 소아 환자에 졸겐스마가 투여됐다.

 

SMA는 운동 신경세포 생존에 필요한 SMN1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근육이 점차 위축되는 영유아나 소아에게 나타나는 신경·근육계 희귀유전질환이다. 척추신경이나 간뇌의 운동신경세포가 서서히 파괴돼 근육약화, 움직임 상실, 호흡곤란 등 생존에 필수적인 기능을 수행하는데 어려움을 겪으며, 평균 2년 내 사망에 이르는 질환이다.

 

세계적으로 신생아 1만명당 1명꼴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국내에서는 매년 20명 내외의 환자가 나온다. SMA 중에서도 중증인 제1형 환자는 치료받지 않으면 만 2세 이전에 대부분 사망하거나 영구적으로 인공호흡기에 의존해야 한다.

 

졸겐스마는 SMA를 1회 투여로 치료할 수 있는 유전자 치료제로 다국적제약사 노바티스가 개발했다. 결함이 있는 ‘SMN1’ 유전자의 기능적 대체본을 제공해 병의 진행을 막는다.

 

국내에서는 지난해 5월 식품의약품안전처의 품목 허가를 받았으나 워낙 고가의 약품이기 때문에 현장에서 쓰이지 못하다가 이달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되면서 첫 투여 환자가 나왔다.

 

졸겐스마의 가격은 19억8000만원으로, 국내에 도입된 가장 비싼 약이기도 하다. 비급여 시 1회 투약 비용이 거의 20억원에 달하지만 건보 적용에 따라 환자는 최대 598만원만 부담하면 된다.

척수성근위축증 유전자 치료제인 '졸겐스마'의 첫 투여 환자 어린아이. 서울대병원 제공.

 

이번에 졸겐스마를 투여받은 환자는 생후 6∼7개월께 SMA로 진단받았고, 지금까지 다른 치료제인 ‘스핀라자(성분 뉴시너센)’를 맞아왔다. 이 약은 SMA를 적응증으로 처음 출시된 약물로 현재까지 해당 질환 치료에 가장 많이 쓰이는 약물이다. 

 

스핀라자는 다국적제약사 바이오젠과 안티센스 계열 RNAi(RNA 간섭) 치료제 개발 전문 기업 아이오니스와 공동 개발했다. 치료비용이 1병에 약 9235만원에 달하고 몇 달에 한 번씩 맞아야 한다. 

 

스핀라자는 2개월간 4회 투여 후 1년에 3번, 즉 4개월에 한 번씩 맞아야 하지만 졸겐스마는 ‘원샷 치료제’여서 한 번만 맞으면 된다. 더 이상의 치료제 투여는 필요 없으나 운동 장애 등의 증상이 개선됐는지를 장기간 추적 관찰해야 한다.

 

채 센터장은 “졸겐스마는 중증의 소아 근육질환에 있어 최초의 유전자 대체 치료제로, 개발과 투여에 이르기까지 과학자와 의사, 제약업계, 정부를 포함한 모든 사람의 노력이 더해진 결과”라면서 “희귀질환 분야에 있어 또 다른 유전자치료제 개발의 물꼬를 트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는 고가의 신약이 국내에 도입돼 효율적으로 사용되기 위해서는 SMA를 조기진단할 수 있는 선별검사가 도입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졸겐스마는 근육이 위축되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투여해야만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낼 수 있고, 최적의 시기는 생후 2주 이내다. 적기에만 투여하면 걷고 뛰는 데 장애가 없이 일상생활을 할 수 있다.

 

채 센터장은 “졸겐스마의 투여는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며 “증상이 나타난 상태에서 약을 쓰면 완치의 길로 가기 어려운 만큼 이왕 고가의 약을 사용할 거라면 증상이 생기기 전에 선별 검사를 통해 환자를 찾아내고 투여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승구 온라인 뉴스 기자 lee_owl@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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