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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폭행' 하고 '인분' 뿌리고… 가해 승려들 고소당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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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 2022-08-18 10:27:01 수정 : 2022-08-18 10:27: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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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의 유명사찰 봉은사에서 벌어진 일부 승려의 폭행사건과 관련해 폭행 피해자인 조계종 노조원 박정규씨가 가해 승려들을 특수상해 혐의 등으로 경찰에 고소했다. 박씨는 가해자로 신원이 확인된 봉은사 국장 A스님을 비롯해 3명을 지목했다.

 

18일 불교계에 따르면 박씨는 고소장에서 지난 14일 봉은사 주차장에서 1인 시위를 하기 위해 피켓을 들고 일주문(사찰 정문)을 나가던 중 A스님이 피켓을 빼앗았고, 신원을 알지 못하는 B스님과 함께 자신을 일주문 밖으로 밀쳐냈다고 밝혔다. 이어 두 스님이 일주문 밖으로 몰려와 자신의 얼굴을 2∼3회 때리는 등 구타했다고 주장했다.

 

14일 서울 강남의 유명 사찰인 봉은사 앞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개입 등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준비하던 조계종 노조원이 스님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 승려(왼쪽 두번째)가 노조원에게 폭력을 행사하고 있다. 조계종 노조 제공 영상 캡처

박씨는 현장에 있던 경찰이 자신을 차도 쪽으로 데려갔는데, A스님이 플라스틱 양동이와 바가지를 들고 쫓아와 인분을 얼굴과 몸에 3∼4차례에 뿌려 도망쳤다고 했다. 또 A스님이 다시 도로 한복판까지 따라와 자신의 뒷덜미를 잡고서 얼굴 등에 오물을 붓고 양동이로 내리쳤다고 진술했다. 박씨는 경찰관 안내로 인도로 다시 올라왔으나 A스님이 달려들어 목을 잡고 땅바닥으로 내리눌렀고, 신원을 알 수 없는 C스님이 바닥에 쓰러진 자신을 발로 내리쳤다고 주장했다. 박씨는 봉은사 일주문로 앞 폭행 피해현장 및 주변에 대한 폐쇄회로(CC)TV 영상을 확보하고, 범죄에 사용된 양동이 및 인분이 묻은 옷가지 등을 신속히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넘겨 성분 분석을 의뢰하라고 경찰에 촉구했다. 현재 병원에 입원 치료 중인 박씨는 고소장을 전날 서울 강남경찰서에 등기로 송부했다고 한다.

 

앞서 전국민주연합노조 조계종 지부 창립멤버로 노조 기획홍보부장을 맡은 박씨는 지난해 11월 불교계 매체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 등을 비판하는 발언을 했다가 해임됐다. 이에 박씨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내 해고 무효라는 결정을 받았으나, 조계종이 재심을 신청하며 복직이 이뤄지지 않았다. 이후 박씨와 불교계 단체 활동가들은 서울 종로구 견지동 조계사 앞에서 해고 부당성과 복직을 촉구하는 1인 시위를 벌여왔다. 지난달부터는 일요일마다 봉은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해 오다 폭행을 당하는 사건이 벌어진 것이다.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 등 불교계 단체들은 기자회견을 통해 “조계종 총무원은 봉은사 앞에서 일반인도 하기 어려운 쌍욕을 하며, 해고 노동자에게 폭력을 행사한 자들이 조계종 소속 승려인지 밝혀라”며 “박정규 부장을 발로 걷어찬 승려가 누구인지 밝히고 승적을 박탈하라”고 요구했다.

 

14일 서울 강남의 유명 사찰인 봉은사 앞에서 자승 전 총무원장 측의 조계종 총무원장 선거 개입 등을 비판하는 1인 시위를 준비하던 조계종 노조원이 스님들로부터 폭행을 당하는 일이 벌어졌다. 한 승려가 봉은사 앞 도로에서 조계종 노조원에게 인분이 담긴 것으로 여겨지는 오물을 뿌리는듯한 장면이 카메라에 담겼다. 조계종 노조 제공

한편, 지목된 가해자 중 한 명인 A스님은 사건 발생 이틀 만인 16일 서면으로 사죄의 뜻을 밝혔다. A 스님은 봉은사를 통해 낸 참회문에서 “14일 봉은사 앞에서 박정규 전국민주연합노조 조계종 지부 기획홍보부장의 신체에 물리적으로 위해를 가했던 행동에 대해 당사자에게 진심으로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이어 “출가수행자로서 결단코 해서는 안 되는 언행이기에, 제아무리 순간의 감정을 다스리지 못했다 하더라도 두고두고 사죄와 참회가 마땅한 과실”이라며 “엄한 책임에 따를 것이며, 앞으로 자숙과 큰 경책으로 삼겠다”고 덧붙였다.

 

봉은사 측도 이날 참회문을 전하는 보도자료에서 “봉은사는 당 사찰 소속 교역직 종무원이 연루된 물리적 행위에 대해 국민과 사부대중 여러분께 깊은 유감의 뜻을 밝힌다”며 “이런 행위로 사회적 논란이 발생한 것에 대해 봉은사는 후속 조치를 이행할 것을 밝힌다”고 전했다.

 

봉은사 관계자는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다른 폭행 가담자에 대해 “봉은사 소속이 아니어서 잘 모르는 분이다.

 

그 이상은 답변하기가 어렵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A스님이 플라스틱 양동이에 담아 피해자에게 뿌린 인분 추정 오물과 관련해 “A 스님은 ‘연꽃 화분에 정기적으로 주는 거름용 물’이라고 한다”며 “물을 휘저으면 인분하고 색깔이 비슷하다”고 해명했다.


이강은 기자,연합뉴스 kelee@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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