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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취업자 36만명 늘었지만… ‘36시간 미만’ 불완전 취업자 107만명

입력 : 2022-01-18 20:00:00 수정 : 2022-01-18 20:58: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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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이전 2019년比 43% 증가
팬데믹으로 상시 일자리 줄어들며
소득 충분치 않은 취약층 늘어나
숙박·음식, 도소매업서 가장 많아
코로나19 이후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인 ‘불완전 취업자’가 급증한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서울의 한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생이 물품을 정돈하고 있다. 뉴스1

서울 방화동에 살고 있는 최모(30)씨는 지난해 일자리를 찾는 데 애먹었다. 2019년 초에 아이를 낳기 전만 해도 병원에서 주 40시간 넘게 일할 수 있었지만, 지난해의 경우 비슷한 일자리를 찾기 어려웠던 것이다. 할 수 없이 지난해 7월부터 조그만 유치원에 영양사로 취업했지만 근로시간은 주 20시간 정도밖에 되지 않아 최씨는 고민이 깊다. 최씨는 “하루에 8시간 정도 꾸준히 일할 수 있는 곳이 있으면 좋을 텐데, 코로나 탓에 유치원이 닫는 경우도 생겨서 일하는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 “육아 때문에 지금은 주 20시간 일을 해도 괜찮긴 하지만 향후 다른 곳으로 이직할 때 예전처럼 일할 수 있을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씨와 같이 주 36시간 미만 일하지만 추가 취업을 희망하는 근로자들이 지난해에도 100만명을 넘은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가 전년보다 36만여명 늘어 고용시장이 양적으로 회복세를 보인 것과 달리 질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돼야 할 점이 많다는 지적이다.

18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시간 관련 추가취업 가능자는 107만명으로 전년보다 1.7% 줄었지만, 코로나19 이전인 2019년 대비 42.7% 증가하는 등 여전히 100만명을 웃돌았다. 이에 따라 전체 취업자 가운데 이들의 비중도 2019년 2.8%에서 2021년 3.9%로 늘었다. 김경희 통계청 고용통계과장은 “영업시간 단축 등이 시간 관련 추가취업 가능자 수 증가에 영향을 미쳤을 수 있다”고 말했다.

시간 관련 추가취업 가능자란 통계청이 고용동향을 조사할 당시 주간 취업시간이 36시간 미만이면서 추가취업을 희망하고, 추가취업이 가능한 사람을 말한다. 취업자로 분류되지만 사실상 구직자 성격을 지녀 ‘불완전 취업자’로도 불린다.

이런 불완전 취업자는 2016년부터 증가세를 보였지만 코로나19 사태를 기점으로 급격히 많아졌다. 연도별로는 2017년 57만1000명, 2018년 62만9000명, 2019년 75만명으로 늘어나다가 코로나19 사태가 본격화한 2020년 108만8000명으로 급증했다. 지난해 12월 시간 관련 추가취업 가능자는 95만7000명으로 1년 전 2020년 12월(115만7000명)보다 17.3% 줄었지만, 2019년 12월(74만2000명)보다는 29.0% 늘어났다.

산업별로 불완전 취업자는 숙박음식점업에서 2019년 대비 4만1000명이 늘어 증가폭이 가장 컸다. 다음으로 도소매업이 3만8000명, 교육서비스업(3만6000명), 예술 스포츠 및 여가 관련 서비스업(3만3000명), 운수 및 창고업(3만명)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확산과 사회적 거리두기의 영향을 많이 받은 대면 서비스 업종을 중심으로 추가취업 희망 근로자가 많았던 것이다.

불완전 취업자의 증가는 고용시장이 양적으로는 코로나19 충격에서 회복되고 있지만 질적으로는 정체되고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실제 지난해 연간 취업자 수는 2727만3000명으로 전년보다 36만9000명 증가했다. 코로나19가 처음 닥친 2020년에 연간 취업자가 21만9000명 줄었던 점을 고려하면 전년 감소폭 이상을 만회한 것이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021년 경제운용 성과를 설명하면서 고용 부분과 관련해 “예상을 뛰어넘어 큰 폭으로 반등하면서 2020년 충격을 만회했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전문가들은 불완전 취업자로 대표되는 소득이 충분치 않은 취약계층이 여전히 고용시장에 상당 부분 남아있는만큼 장기적인 관점에서 양질의 일자리가 마련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김유빈 한국노동연구원 연구위원은 “코로나19로 인해 상시 일자리에 대한 취업기회가 많이 줄어든 만큼 기간제 일자리가 늘었고, 이에 따라 근로자들의 소득이 충분하지 않고 불안정하다 보니까 추가취업을 희망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것”이라면서 “장기적으로 양질의 일자리 공급이 충분히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희경 기자 hjhk38@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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