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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보 첫 경매… 간송미술관 소장 불상 2점 내놨다

입력 : 2022-01-15 07:00:00 수정 : 2022-01-15 03: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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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열려… 추정가 28억∼45억
간송 “재정난… 구조조정 위해 출품”
중앙박물관 “경매 참석 의향 있어”

간송미술관 소장품 국보 2점이 경매에 오른다. 국보가 민간 미술품 경매에 나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간송문화재단은 14일 입장문을 내고 “구조조정을 마무리하기 위해 케이옥션을 통해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과 ‘금동삼존불감’(사진) 불상 2점의 매각을 다시 진행하려 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동안 간송을 사랑하고 지지해주시던 많은 분들께서는 아쉬움과 우려가 없지 않으시겠지만, 누적된 난관을 극복하고 발전된 미래로 나아가기 위한 어려운 결단으로 이해해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밝혔다. 경매는 오는 27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케이옥션 본사에서 진행된다.

 

간송미술관은 앞서 2020년 5월 소장 보물 2점을 케이옥션 경매에 내놓으며 재정난과 소장품 구조조정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간송의 상징인 서화와 도자, 전적에 집중하고, 불교 관련 유물은 불가피하게 매각한다며 ‘금동여래입상’과 ‘금동보살입상’을 내놓았다. 일제강점기에도 문화재를 사 모은 것으로 유명한 간송이 재정난을 겪은 끝에 소장품을 매각하고자 경매에 나온다는 사실에 미술계는 충격에 휩싸였다. 경매에서는 응찰자가 나타나지 않아 두 점 모두 유찰됐다. 논란 끝에 두 달 후 국립중앙박물관이 1년 유물 구입비 40억원 가운데 총 30억원 가까운 금액을 들여 확보했다.

국보 제72호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 간송미술문화재단 제공

두 유물은 1962년 국보로 지정됐다. 계미명금동삼존불입상은 6세기 초반 동아시아에서 호신불로 유행한 금동삼존불상이다. 높이 17.7㎝ 크기로, 추정가는 32억∼45억원이다. 한 광배 안에 주불상과 양쪽으로 협시보살이 모두 새겨진 일광삼존(一光三尊) 양식으로, 국보 ‘동신묘명삼존불’과 닮은 점이 많다. 광배 뒷면에 새겨진 글에 따르면 백제 위덕왕 10년(563)에 만든 것으로 보인다.

 

‘금동삼존불감’은 높이 18㎝ 크기로, 사찰 내부에 조성된 불전을 축소해놓은 듯한 형태다. 11∼12세기 제작된 것으로, 추정가는 28억∼40억원이다. 보존 상태가 양호하며, 고려시대 또는 그 이전의 목조건축 양식과 조각 수법을 보여주는 귀중한 예라는 점에서 가치가 크다.

 

이번 경매와 관련해 국립중앙박물관은 가격이 적정하다고 판단하면 경매에 참석할 의향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번과 달리 민간인 응찰자가 나타날 가능성도 있다. 문화재 및 고미술 분야에 정통한 미술계 관계자는 “미술품·문화재 물납제가 도입된 후라 지난번과 상황이 다르다”며 “시선이 곱지 않겠지만, 국보는 물납이 가능해졌기 때문에 사는 사람도 부담이 없고 우려는 덜하다”고 말했다.


김예진 기자 yeji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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