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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접종자들 “지병·부작용 우려 탓인데 일부러 안 맞는 것처럼 몰아가니 안타깝다”

입력 : 2021-12-17 07:00:00 수정 : 2021-12-17 11:4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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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근해 끼니 해결해야 하는 접종 미완료 직장인 중심으로 불만 고조
16일 오후 서울 종로구 젊음의거리 인근에서 직장인들이 점심시간을 맞아 식사하러 이동하고 있다. 뉴시스

정부가 일일 코로나19 확진자 수가 빠른 속도로 늘어나자, 결국 '위드코로나'를 중단하고 사적 모임과 다중이용시설 운영을 제한하는 조치를 내놨다. 

 

백신 미접종자의 경우 식당이나 카페 출입도 어려워졌는데, 특히 백신 접종을 아직 완료하지 않은 직장인들 사이에서 불만의 목소리가 높다.

 

뉴시스에 따르면 정부는 오는 18일부터 내달 3일까지 사적 모임은 4인까지, 다중이용시설 영업은 위험도 분류에 따라 오후 9~10시까지 제한하는 대책을 시행한다고 16일 발표했다.

 

식당·카페의 경우 접종완료자로만 4인까지 이용이 가능하다. 특히 기존에는 미접종자라도 1명까지는 동석이 가능했지만, 앞으로는 혼자서 이용하거나 포장·배달을 이용해야 한다.

 

48시간 이내에 검사받은 음성확인서를 제출할 경우 이용이 가능하다지만, 길게 늘어선 코로나 검사 줄을 감안하면 현실성이 떨어진다.

 

이에 사실상 미접종자 사적모임 금지 조치가 아니냐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특히 직장에 출근해 끼니를 해결해야 하는 접종 미완료 회사원들을 중심으로 불만이 높다.

 

1차 접종만 마친 박모(25)씨는 "너무 갑작스럽게 지침이 바뀌다 보니 약속을 급하게 다 취소하고 있다"며 "나 때문에 다같이 약속을 못 하게 되니 미안한 마음이 크다. 점심시간에 혼밥을 할 수 있을지도 걱정이라 짜증도 난다"고 토로했다.

 

그는 "백신 접종률이 이미 높은데도 확진자가 폭발하고 있다. 접종 유무로 생활을 통제하는 것이 의미가 있느냐"며 "우리 회사는 재택도 하지 않아서 출퇴근 시간 수백명이 끼여서 이동하고 있는 상황이다. 차라리 재택 근무를 강제로 하는 것이 낫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20대 직장인 강모씨도 "미접종자는 아무도 만나지 말고 그냥 집에만 있으라는 것"이라며 "부작용 때문에 2차 접종을 못하고 있는데 마치 일부러 접종을 안 하는 것처럼 몰아가니 화가 난다"고 했다.

 

강씨는 "그 유명한 유재석도 백신을 맞은 후 돌파감염이 일어나지 않았느냐"며 "접종자와 미접종자를 나눌 것이 아니라 모두에게 공평히 제한을 거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30대 조모(31)씨 역시 1차 접종 이후 심낭염이 생겨서 치료를 받았다고 언급한 뒤 "정부 조치 대로면 사회생활이 불가능하다"고 답답해했다. 그는 "회사 동료들이랑 밥 먹기 위해 계속 PCR 검사를 받을 수는 없지 않느냐"고 했다.

 

다중이용시설 시간 제한을 두고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온다. 이번 조치에 따라 유흥시설·콜라텍·무도장, 식당·카페, 노래(코인)연습장, 목욕장업, 실내체육시설 등은 오후 9시에 영업을 중단해야 한다.

 

손모(26)씨는 "보통 퇴근 후 오후 9~10시쯤 PT를 받으러 헬스장에 가고 있는데 어떻게 해야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최근 체력이 떨어져 필라테스를 시작했다는 김모(26)씨도 "야근이 잦은 편이라 밤 9시 전후로 수업을 받는데, 이용이 어려워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헬스장의 경우 퇴근한 직장인들이 몰리는 오후 8~10시가 가장 붐빈다고 한다. 이용자들 사이에서는 운동하려는 사람들은 그대로인데 영업시간이 줄어들면 밀집도는 오히려 높아질 것이라는 비판도 나온다.


김현주 기자 hjk@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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